고 이승훈 한양대 명예교수
이상과 김춘수를 잇는 한국의 대표적 원로 모더니즘 시인이자 시학의 권위자인 이승훈 한양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 밤 11시 2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6세.

1942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시인은 196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한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연세대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따고 춘천교대 부교수를 거쳐 1980년부터 한양대 국어국문학과에서 28년간 교편을 잡았다.

고인은 모더니즘 시인으로 ‘모더니즘시론’, ‘포스트모더니즘시론’, ‘해체시론’, ‘선과 하이데거’ 등 이론서를 통해 한국 시의 현대성과 후기현대성을 밝혔다. 또 선불교에 의한 한국 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시집 ‘사물A’, ‘환상의 다리’, ‘당신의 방’, ‘너라는 환상’, ‘길은 없어도 행복하다’, ‘밝은 방’, ‘나는 사랑한다’, ‘너라는 햇빛’ 등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백남학술상, 이상시문학상, 김준오 시학상을 받고 2008년에는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이상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아방가르드 시 세계를 탐구한 고인은 2008년 제1회 이상시문학상을 받을 당시 “등단 이래 45년간 줄곧 아방가르드적 시 세계를 개척하고 연마해왔다. 한국 시단이 서정적 전통을 주류로 하고 있음에도 자신의 시 세계를 끝없이 천착해왔다”는 평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아들 상규(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딸 다영, 며느리 김문정(일산 명지병원 의사), 사위 김성한(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교수)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특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9일. 장지는 춘천 가족공원묘지.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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