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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가상화폐 폭락, 냉정 되찾는 계기 되길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1월17일 19시41분  
가상화폐 시장의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외 가상화폐 가격이 동반 급락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17일 오전 7시 30분 현재 가상화폐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1천151만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6일 사상 최고치(2천661만 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날 같은 시각의 1천951만 원보다는 800만 원(41.0%)이나 빠진 것이다. 이더리움이나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 가격도 맥을 못 췄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을 기준으로 183만4천 원에서 98만6천500 원으로 하루 사이 46.2% 떨어졌고, 리플은 2천431 원에서 1천1 원으로 58.8% 폭락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비트코인 국제가격도 한국시간 17일 오전 7시 20분 현재 1만50 달러로 24시간 전보다 27% 떨어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오전 한때 9천969 달러로 1만 달러 아래로 추락했다고 한다.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내려간 데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듯하다. 국내에서는 가상계좌 실명제 등 규제 방침과 ‘거래소 폐쇄’ 가능성에 대한 불안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또 중국 당국이 채굴 규제에 나서면서 가상화폐 플랫폼 사업의 전면 차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악재가 됐다. 중국 인민은행의 판궁성(潘功勝) 부행장은 지난주 한 회의에서, 가상화폐 유사 거래사이트와 전자지갑 업체를 단속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해 가상화폐 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거래소도 폐쇄했지만 유사 거래사이트까지 단속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커넥스(BitConnect)는 16일(현지시간) 거래를 중단했는데, 이에 앞서 텍사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당국으로부터 ‘미승인 매매’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에서 동시에 나타난 이번 폭락 장은 가상화폐 투자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악재가 겹쳤다고 하지만 하루 사이 거의 반 토막이 난 것을 보면 거품이 많이 끼었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래서 가상화폐 투기 바람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튤립 버블’에 빗대는 사람도 있다. 당시에도 투기수요가 폭주하면서 튤립 가격이 한 달 새 50배나 뛰었다가 ‘그만한 재산가치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한순간에 폭락했다. 가상화폐는 법정화폐도 아니고 금(金)처럼 환금가치를 지닌 것도 아니다. 투기세력이 시세조종을 해도 국내에는 적용할 만한 법이 없어 처벌하기 어렵다. 게다가 자본시장법 규제를 받는 증권시장과 달리 가격등락 제한이 없고, 투자자 보호장치도 미흡하다. 매우 변동성이 크고 위험한 시장인데 쉽게 큰돈을 벌려는 욕심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이런 ‘한탕주의’는 건전한 근로의욕을 꺾어 심각한 사회적 병리 현상이 될 수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이런 부분을 냉철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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