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시 모화리에서 까마귀 86마리가 갑자기 전깃줄에서 땅으로 떨어져 죽어, 관계기관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경주시 제공

까마귀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것이 발견돼 관계기관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18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0시께 외동읍 모화리에서 주민 A씨가 길을 가다가 전깃줄에 앉은 까마귀 수십 마리가 갑자기 땅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주시 공무원들은 땅에 떨어진 까마귀 86마리 모두가 죽은 것을 확인 했다.

시는 야생조류인 까마귀가 떼죽음한 만큼 대구지방환경청, 국립환경과학원 등과 함께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시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5마리의 까마귀 사체를 수거해 간이검사를 실시한 결과 AI 음성 판정이 나왔다.

또 독극물이나 독극물이 섞인 먹이를 먹고 죽었을 수 있다고 보고 죽은 까마귀를 확인한 결과 주둥이 주변에서 독극물 중독 때 나타나는 거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주시와 대구지방환경청은 까마귀가 감전으로 죽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는 전깃줄 한 가닥에만 올라앉아 있으면 전기가 통하지 않아 문제가 없지만, 두 가닥에 동시에 닿으면 감전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 때문이다. 비교적 큰 새인 까마귀가 마침 비가 내려 감전되기 쉬운 상황에서 날개를 펴다 전선 두 가닥에 동시에 닿으면서 한꺼번에 수십 마리가 감전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감전으로 까마귀가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2주 정도 소요되는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확인해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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