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 병원장.jpg
▲ 곽호순병원 원장

몸 따로 마음 따로 가 아니라 몸과 마음은 하나다. 왜냐면 마음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고 또 몸이 건강해야 건강한 마음이 자리 잡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 오묘한 진리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이 하는 일이다. 자율신경이 바로 몸과 마음을 하나이도록 만들어 주는 중요한 연결체이다.

자율신경은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활동을 한다. 내 뜻대로 조절할 수 있는 신경이 아니라 내 통제를 벗어나 자율적으로 활동을 하는 신경이라는 뜻이다. 내 몸이니 내가 원하는 대로 될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야 고작 팔을 움직여 필요한 물건을 집어 오거나 다리를 움직여 호젓한 길로 산책하는 정도이지 내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의 조절은 자율 신경이 맡아서 한다. 내가 원한다고 심장의 박동을 조절할 수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대로 혈압을 조절하거나 생리를 조절하거나 혹은 호흡수를 조절하거나 소화액의 분비 양을 조절해 낼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이런 중요한 일들을 바로 자율 신경이 한다.

이 자율신경을 작동시키고 조절을 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우리 마음의 무의식이 하는 일이다. 창피스러운 일을 당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말초 혈관의 확장을 일으켜 얼굴이 빨개지게 만들고, 위기나 긴장 상태에 있을 때 동공을 확장 시키고 또한 심장박동을 빨리 뛰게 만들어서 위험에 대처하도록 준비하며,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가 잘되도록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 시키고, 매달 일정한 시간에 생리를 할 수 있게 호르몬을 조절한다. 그뿐만 아니라 적절한 혈압을 유지 시켜 주고 호흡을 유지 시켜 주며 방광의 기능도 조절한다. 성적 욕구를 충분히 느꼈을 때 자율 신경은 성기의 발기를 유지하게 하고 결정적일 때 사정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얼마나 자율적인가. 내 의지대로 심장 박동을 뛰게 하고 호흡을 유지하며 소화액을 분비하고 호르몬을 조절해야 한다면, 그 복잡한 일을 어떻게 다 할 수 있을까?

마음의 병이 생기면 이 자율신경의 기능에 큰 문제가 나타난다. 만약 불안이나 공황 상태에 있다면 자율 신경 중 교감 신경이 작동을 하여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동공을 키우며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고 소화 기능을 억제시킬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소변을 덜 만들어 내고 방광을 수축시켜 쉽게 요의를 느끼게 하며 성관계 시 사정을 빨리 촉진 시키는 일도 한다. 이 불안이나 위기가 없어 졌을 때는 부교감 신경이 작동을 하여 그 반대로 휴식 하게 하고 소화하게 하며 긴장을 풀게 하고 이완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즉, 교감 신경은 위기에 대처하며 싸우거나 도망을 갈 때 작동해야 하는 필요한 신경이며 부교감 신경은 휴식을 취하거나 느긋하게 긴장을 풀 때 교감 신경이 항진되어 생긴 신체 반응들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신경이다. 이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조화롭게 잘 역할을 하는 것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이다.

마음의 문제로 이 자율신경의 기능이 조화롭지 못하게 된다면 몸이 바로 그것을 안다. 그래서 근거 없이 근육이 긴장되고 소화 기능이 떨어지며 불면이 오고 성 기능이 떨어지며 생리 불규칙 현상이나 신경성 방광 같은 조화롭지 못한 몸의 반응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신경성 신체장애라고 한다.

자율신경은 주인의 마음을 뜻을 잘 알아차려 몸을 조화롭게 만드는 능력 있는 지휘자며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재주꾼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