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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 '통합선언', 말잔치로 안 끝나야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1월18일 19시03분  
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 두 대표가 18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두 대표는 통합선언문을 통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힘을 합쳐 우리 정치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개혁신당은 지금까지 우리 정치에 없었던 새로운 정당이 될 것”이라면서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 젊은 정치, 늘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 해결 정치를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면서 △부정부패 척결 △젊은 인재에 문호 개방 △시민의 정치참여 보장 △국가권력기관 개혁 △헌법의 전면적 개정 △민주적 선거제도 등을 약속했다. 특히 두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중국 눈치 보는 외교정책, 북한에 유화적인 대북정책으로는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또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만드는 사이에 청년실업은 최악인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양당 대표의 통합선언에 대해 국민의당 내 반통합파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명분 없는 정치권의 이합집산이자 보수야합에 불과하다”고 혹평했고, 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은 “당내 통합도 못 하는 지도자들끼리 통합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고 꼬집었다. 두 대표의 통합선언은 국민의당 내 반통합파의 격렬한 반대투쟁과 바른정당내 의원 및 소속 광역단체장의 이탈이라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뤄진 것 같다. 국민의당은 2월 4일 전당대회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의결할 예정이지만 반통합파는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를 결성해 전대 개최 저지에 나섰다. 작년 1월 창당 당시 33석의 의석을 자랑하던 바른정당도 몇 차례에 걸친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으로 현재 의석수가 9석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두 당의 통합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도 점차 약해지고 있다. 양당은 2월 중순까지 통합개혁신당 창당을 목표로 속도를 낼 예정이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39석)과 바른정당(9석)이 온전하게 결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국민의당 의석에 못 미치는 ‘마이너스 통합’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정치세력 간 통합이나 분열은 나름대로 정치적 목적과 이유가 있기에 단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두 당의 통합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활로를 찾으려는 원내 제3당과 제4당 간 이합집산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반대로 20대 총선의 민의였던 3당 체제를 복원하고 양당제의 폐단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양당 지도부가 각각 당내 절차를 거쳐 통합을 기정사실로 한 만큼 통합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부간에 신속히 결론을 내고, 유권자가 그 결과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이런 측면에서 양당 대표가 이날 통합선언을 통해 통합개혁정당의 정체성과 노선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밝힌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안 대표와 유 대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세력의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외교, 안보, 경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노선 차를 어떻게 극복할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또 두 대표는 통합선언을 통해 나름대로 신당의 비전을 제시했지만 한편으론 공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두 대표는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 해결 정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대안 정치, 문제 해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방법론은 제시하지 못했다. 국민 앞에 제시한 ‘새 정치’ 구상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면 어렵게 통합에 성공한다고 해도 전도가 밝을 리 없다. 두 대표 모두 국민과 한 약속의 엄중함을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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