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모면 임시예산안 상원서 부결…불법이민 정책 이견에 ‘파국’
국방·교통·보건외 업무 중단…취임 1년 트럼프 정치적 타격

미국 연방정부가 결국 20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맞았다.

미 상원은 19일(현지시간)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어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예산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처리하지 못한 데 이어 공화·민주당 간 막바지 물밑 협상마저 실패했다.

이로써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3년 10월 이래 4년 3개월 만에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재연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서는 셧다운과 함께 취임 1주년을 맞았고, 정치적으로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셧다운 사태에 따라 연방정부의 업무는 부분적으로 멈추게 됐다. 국방, 교통, 보건 등 필수 분야는 업무가 이뤄지지만, 연방 공무원 보수 지급은 중단된다.

여야 간 합의 실패로 셧다운 사태로까지 치닫게 된 데는 불법이민 정책을 둘러싼 시각차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민주당은 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의 부활에 준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이를 예산안 처리에 연계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셧다운 사태에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그들의 무모한 요구를 놓고 합법적인 시민을 인질로 삼고 있으나 우리는 불법적 이민자들의 지위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예정대로 이날 중동으로 떠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우리 행정부는 자유의 최전선에 서 있는 용감한 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완전히 피할 수 있었던 셧다운을 피하지 못해 그들(해외 파병군인들)은 월급도 받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게 됐다”고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2월 8일까지 기한을 연장하는 새로운 안에 대한 투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합의로 이끌 준비가 됐을 때 민주당도 준비될 것”이라며 “협상의 개요는 이민과 지출 한도에 관한 것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협상 후 공화당이 수용하도록 압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의 경우 주말 이후 관공서 업무가 시작되는 오는 22일 전에만 협상이 타결되면 실질적인 셧다운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멀 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이날 오후 CNN 인터뷰에서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공서가 월요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합의가) 이뤄지면 될 것이라는 차원에서 보고 있다.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셧다운 현실화에도 불구하고 관공서들이 쉬는 주말 협상을 타결시킴으로써 실질적 셧다운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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