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진식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지사장
지난해는 저수지마다 물이 가득 찬 상태에서 용수 공급을 시작해 한 해 동안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으나, 모내기 이후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형산강 물을 3단 양수해 저수지에 채우고, 수자원공사와 협업해 생활용수를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소방차까지 동원해 갈라진 논바닥에 물을 공급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가뭄을 이겨내고 풍년 농사를 이뤘다.

그런데 지난해 추수기 잦은 비가 내린 이후로 현재까지 포항 지역 강우량은 92㎜로 평년 160㎜ 대비 57 %수준의 겨울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포항의 시설하우스 재배 농가들은 지하수 고갈로 인한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국농어촌공사는 흥해읍 마산리 딸기재배 농가들의 요청에 따라 용연저수지 물을 내려보내 주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현재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의 평균 저수량은 74%로 전년 대비 97% 수준, 평년대비 88% 수준이나 기상청의 3개월 장기예보는 큰비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의 저수율도 전년 대비 부족한 실정이고, 큰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돼 가뭄극복을 위한 사전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비관개기인 겨울철을 활용해 저수지·양·배수장·관정 보수 보강, 용·배수로 준설, 흙수로를 수로관으로 교체, 물관리자동화(TM-TC)시스템 도입 등 물 손실을 막고 원활한 용수공급을 위한 시설보강을 진행 중에 있다.

또 가뭄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들녘별 용수공급 대책 수립, 재난 상황실 운영 등 한 발짝 빠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북 동해안, 충남 서부지역 등 국지적인 가뭄으로 인해 그 지역민들만 물 부족을 경험하고 대다수 국민은 물 부족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함에 따라 물 절약을 위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것 같다.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 부족국가이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의 1인당 물 소비량은 374ℓ로 독일의 132ℓ보다 2.8배나 많은 편이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이 많은 걸까? 이유는 아직 우리 국민 마음속에 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낭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고 점차 강도와 범위가 심해지고 있는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 지역, 한 분야만의 노력으로는 어렵고 모든 분야에서 물 절약이 답이다.

노후수도관 정비 및 교체, 빗물 재활용을 위한 시설정비 등 물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반시설 구축과 빨랫감 한 번에 모아 빨기, 마지막 헹굼 물 재활용하기, 샤워시간 1분 절약하기, 양치질 때 컵 사용하기 등 생활 속 물 절약 지혜를 모을 때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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