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너무 멀리에 있다고 생각하여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지.

아무 것도 겹쳐지지는 않았네
잠결의 비명이라든가
사망시각 같은 것이.

길을 걸어가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뒤돌아보았어.
돌아보면서 왜?
뭐?
라고 다정하게 물었지.

(중략)

어제의 잠꼬대는 기억나지 않네.
사망시각 같은 것은 정해지지 않았지.
밤의 도로를 앰뷸런스가 달려갔다.
무언가에 조금 더 가까워지려고
일치하려고





감상) 겨울 베란다를 열고 긴 숨 한 번 쉬어보는 것은, 숨을 쉬다말고 먼 하늘 잠시 쳐다보는 것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하늘에 대고 인사하듯 웃어보는 것은, 없는 메아리를 듣는 듯 고요히 눈 감아보는 것은…… 이런 것은…… 어딘가에 닿아보려는 끊임없는 노력.(시인 최라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