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와 연합한 조조는 여포를 격파, 그를 사로잡았다. 하비성에서 조조 앞으로 끌려 나온 여포는 조조에게 “자기를 풀어주고 자신과 연합하면 조조가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조조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알아차린 유비가 조조에게 말했다. “맹공(조조)은 여포가 정원과 동탁을 섬기던 일을 보지 못했소” 여포가 자신이 섬기던 두 양아버지 정원과 동탁을 배신하고 두 사람을 죽인 배은망덕을 상기시켰던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든 조조는 추상같은 명령을 내렸다. “저놈의 목을 졸라 죽여라” 여포는 유비를 노려보면서 외쳤다. “저 귀 큰놈이 가장 믿지 못할 놈이다” 유비는 자신을 배신한 여포에게 단호한 앙갚음을 했다.

삼국지에서 여포는 배신의 대명사다. 처음에는 동탁의 무도한 전횡을 반대하던 행주지사 정원을 양아버지로 모셨다. 동탁은 정원을 제거하기 위해 천하 명마인 적토마와 황금으로 여포를 매수했다. 황금에 눈이 멀어버린 여포는 양아버지 정원을 살해하고 동탁의 심복이 됐다.

동탁의 전횡에 참다 못한 왕윤은 미인계로 동탁을 없애기로 했다. 천하일색인 시녀 초선의 유혹에 여포는 한눈에 푹 빠졌다. 다음은 동탁을 유혹했다. 초선의 요염에 매료된 동탁은 초선을 자기 처소로 데리고 갔다. 이를 안 여포는 질투심에 눈이 뒤집혀 동탁을 칼로 베었다. 여포의 두 번째 배신이었다.

세 번째 배신은 유비에 대한 배은망덕이었다. 이미 배신자로 낙인 찍힌 여포를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다. 마침내 유비를 찾아온 여포를 마음씨 좋은 유비가 자기와 함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유비가 있는 서주를 쳐들어 온 원술이 여포에게 양곡 20만 석을 주겠다며 자기와 내통하도록 꾀었다. 여포가 얼씨구 좋다며 유비의 본거지를 급습해 서주를 차지, 은혜를 악으로 갚는 배신을 저질렀다. 여포의 비참한 최후는 배신의 업보였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동탁을 토벌한 조조의 길을 택하겠다”고 하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남 지사는 조조가 아닌 여포”라고 반박했다. 남지사가 조조인지 여포인지는 국민이 가리겠지만 여포에 빗대 비판받는 것은 남지사 정치행보가 자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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