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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엊그제 펜스 미국 부통령이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장의 최근 한국 방문에 대해 “한국인들이 玄(현)에 현혹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불안해 했다”고 측근들이 밝혔다.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장(CIA)도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평화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북핵 위기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다”면서 “우리는 북핵에 대비한 비밀작전을 확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핵에 대해 외교적 해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군사적인 것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 진행 시킨다면 미국은 자위권 차원에서 가만 있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였다고 할 수가 있다.

대한민국의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이 북핵에 대비한 자세가 이렇게 위중하게 돌아가고 있는 판에 우리는 북한측에서 내려보낸 예술단 공연 점검반의 현송월이라는 한 여인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신이 팔려 모든 언론들이 지면과 화면을 며칠 동안 도배질을 했다. 더군다나 국정원 직원들까지 동원돼 현송월의 1박2일 동안의 남한 동정 내내 신변보호를 도맡았다.

마치 현송월에게 조금의 비위라도 거슬리게 될까봐 정부당국과 수행한 모든 관계자들이 최고 수위의 VIP급 의전 대우를 했다고 보겠다.

지금 대한민국은 오는 2월 9일부터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보다는 북한의 선수단을 비롯한 예술단과 응원단들에 대한 관심으로 올림픽이란 말은 무색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빗대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하는 등 삼세번 만에 유치해온 평창올림픽이 정쟁화까지 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평창올림픽과 관련하여 “바람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대화를 지키고 키우는데 국민들과 정치권 및 언론이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과연 문 대통령이 밝혔듯이 평창올림픽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면 김정은의 북핵 개발의 중단을 위한 남북 및 북미 간의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는 보장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이 바라듯이 평화적으로 북핵이 해결된다면 더 이상 좋을 것이 없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 보인다.

북한측은 평창올림픽을 저들의 군사력 우월성을 전세계에 선전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그 좋은 예가 평창올림픽 개최 전날인 8일을 건군일로 바꿔 평양에서 대규모의 열병식을 실시하고 남한에서는 강릉에서 현송월이 단장으로 있는 140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이 공연을 펼친다. 한마디로 남의 잔칫집에서 객꾼들이 판을 펼치는 꼴이 됐다. 북한측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으로 몰리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자기네들에 집중시키려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실은 고작 선수 22명에 응원단과 공연단, 태권도 시범단 등이 자그마치 500명에 이른 것으로 보아도 알 수가 있다.

북측은 이런 선전행사와는 달리 엊그제 미국의 NBC 방송을 통해 “핵 프로그램은 한국측과 대화 대상의 일부가 아니며 테이블에 올라 있지도 않다”고 올림픽에 따른 남북대화에 대한 선을 확실하게 그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측은 북측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스텔스 폭격기 F-35A의 출고 영상축하 메시지도 보내지 않기로 하고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도입한 해병대서도 ‘북 참수·침투작전에 투입한다’는 식의 홍보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저자세로 북측과의 평화적 대화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칫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엄동설한에도 한반도 상공에는 북핵으로 인한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음을 국민들은 인식을 하고 올림픽 기간 동안 북측의 화려한 선전술에 안보에 대한 정신줄만은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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