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왕피천 고가다리 구간 1개 통째로 사라져
철도시설공단 무성의한 답변에 주민 불안감 고조

동해선 철도 구간인 울진 왕피천 교각 중 사라진 P5교각 모습.
동해안 철도 시대를 눈앞에 둔 가운데 울진 왕피천 철도 고가다리 교각부실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지연되면서 주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울진 왕피천 고가다리는 동해선 철도 제12공구 구간으로 총 8개의 교각 중 P5 교각 1개가 흔적도 없이 통째 사라지면서 부실 공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구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감리단 측은 공사 과정에서 내부 지지를 위한 철근 다발이 약 20m 아래로 유실돼 재시공을 위해 교각을 철거했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이 같은 답변에 신뢰성이 부족하다며 정밀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교량은 수중 암반 조사를 마친 뒤 지난 2016년 6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방법은 57m 높이의 교각을 세우기 위해 32㎜ 굵기의 철근 167개를 묶어 콘크리트와 함께 주입하고 외부 덮개를 벗기는 방식으로 시공됐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시공했다는 건설사 측의 주장과 달리 현장에 있어야 할 교각은 사라졌고, 현재 빈 교각만 남겨둔 채 다른 교각에 상판을 거치하는 공정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 측(이하 시설공단)은 지난해 6월 기둥 철근 설치를 위해 기초 말뚝 콘크리트 외부 덮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철근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시추 등의 방법을 통해 확인한 결과 말뚝 철근이 잘못 시공된 것을 감리단이 확인했으며, 교각 기초콘크리트 지표면 23m 아래에서 철근을 발견했다고 답변했다.

시설공단은 시공이 잘못된 것은 인정하지만, 철근 분실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모른다는 태도다.

또한 정밀안전진단 전문기관인 한국지반공학회에 용역을 의뢰해 원인분석과 대책을 수립 중인데, 현재까지 검토된 원인은 말뚝 콘크리트 시공 시 철근 뒤틀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철근망이 가라앉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단순 시공 실수(?)로 교각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무책임한 답변이라고 보고 감사원 감사 청구를 비롯해 법적 대응과 물리적 집회 등 다각적인 방안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진상규명을 위한 감사원 청구안은 지난 19일 감사원으로부터 30일 연장 검토를 통보받았으며,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장유덕 울진범군민대책위원장은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나머지 교각에 대해서도 정밀안전진단을 펼치는 한편 주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법적 대응은 물론 물리적 행사까지 불사할 생각이다”고 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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