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 여전히 溫氣·추억 배달
대영연탄, 한성연탄, 태영씨앤이 등 3개 업체가 하루 12만여 장의 연탄을 생산하는 안심연료단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구시가 이곳을 2021년까지 안심뉴타운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연탄업체들이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메이드 인 대구’ 연탄은 소외계층에서부터 불로동 화훼 단지, 식당, 쪽방촌 등 서민들에게 여전히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40년 경력의 부모와 연탄배달업을 하는 14년 차 베테랑 이성학(38)씨는 한 장 당 750원을 받고 연탄을 배달하고는 있지만, 자주 산타로 변신한다. 연탄을 살 돈 조차 없는 이나 배달이 매우 어려운 곳에 사는 소외계층에게 무료로 연탄을 가져다주는 그런 일을 보람으로 삼고 있다.
열량 4500㎉, 무게 3.6㎏, 구멍 25개짜리 대구산 연탄에 매력을 느껴 연탄난로를 쓰는 이도 많다.
대구 북구 복현동에서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는 예수경(46·여)씨가 그렇다. 올해 처음으로 연탄난로를 장만했다.
뉴타운 개발에 밀려 있는 대구의 연탄은 더 많은 악재를 앞두고 있어서 존립기반조차 흔들리고 있다. 연탄에 의지하는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치명적인 소식일 수밖에 없다.
실내등유 대비 30% 수준의 저렴한 가격과 가격대비 효율이 높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암울한 현실을 맞았다.
정부는 탈 원전과 더불어 탈 석탄 정책을 표방하고 있어서 연탄 한 장에 270원씩 주는 정부지원금이 2020년 중단된다. 연탄값이 오를 수밖에 없어서 서민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기호 대구경북연료공업협동조합 상임이사는 “대체부지 선정 없이 막무가내로 연탄공장을 내쫓을 생각만 하지 말고, 750원 짜리 연탄이라도 있어야 겨울을 날 수 있는 서민을 생각하는 정책과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