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고객은 19시간 기다린 유학준비생…"첫 순간 함께 하려고"
스토어 안 ‘환호·박수갈채’로 가득차…"서울 팬들에 경이"

한파쯤이야…애플스토어 앞에 늘어선 줄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왼쪽은 오전 5시께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오전 9시께 모습이다.
“다른 생각은 없고 애플스토어 첫 순간을 함께 하고 싶었어요.”



서울의 기온이 영하 15도,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 가까이로 떨어진 27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국내 첫 애플스토어 ‘애플 가로수길’의 개장에 300명이 넘는 ‘애플 팬’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었다.

광주,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시민들로 인해 이날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앞부터 주변 상가 근처까지 겹겹이 수백명의 줄이 늘어섰다.

스토어 맞은 편에는 국내 기자들과 중국 CCTV 등 외신까지 취재진 수십명이 진을 쳤다.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드론까지 등장했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응급차도 주변에 대기했다.

10분만 밖에 있어도 손과 발이 얼어붙는 추운 날씨에 방한복과 목도리, 장갑에 핫팩까지 무장한 팬들은 입술을 덜덜 떨었지만 ‘드디어 애플스토어가 오픈한다’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1호 입장 고객 최지언군, 가족 제공
1호 고객은 전날 오후 3시부터 스토어 앞에서 기다렸다는 유학 준비생 최지언(18)군이었다. 최 군은 “밤에는 침낭 안에 들어가 떨면서 기다렸다”며 “딱히 제품을 사려고 온 것은 아니고 기념적인 이 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전날 버스 막차를 타고 이날 오전 4시 30분께 도착했다는 취업준비생 이동건(25)씨는 “너무 추워서 갖고 있던 핫팩도 다 식었다”며 “1호를 계기로 2호, 3호까지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웃음지었다.

애플스토어의 개장을 계기로 특히 그동안 한국에서 불편했던 애플 제품의 수리 개선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인천에서 온 신현민(20)씨는 “그동안 아이폰을 수리하려고 하면 제대로 일처리가 되는지 확인도 안됐고 삼성, LG에 비해 확연히 AS가 떨어졌다”며 “애플스토어가 생기면 수리를 담당하는 지니어스바가 생겨 AS 개선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모(18)군은 “드디어 소비자가 원했던 수준의 AS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배터리 사태에서 애플이 절대적으로 고객 신뢰 잃을만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하는 반성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내 첫 애플스토어 오늘 개장
이날 오전 10시 주변이 떠나갈 것 같은 함성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입장한 고객들은 매장 안 두 줄로 늘어선 애플스토어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호했다. “반가워요”, “고생하셨어요” 등의 인사말과 함께 환호와 박수가 1시간 동안 계속 이어졌다.

애플은 기다린 고객들에게 ‘반가워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증정했다.

애플스토어에서는 애플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고 체험, 구매, 사용법 교육 등이 가능하다. 이날부터 배터리 교체도 할 수 있다.

이날 애플스토어 한 켠에서는 오전 10시 ‘인물 사진’ 찍는 법을 강의하는 세션이 시작됐다. 아이폰 등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통사의 전산 개발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개통 작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이폰 성능 저하 관련 1인시위자
한편 이날 오전 애플스토어 맞은편에는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를 비판하는 1인 시위자도 등장했다.

이 시위자는 “뉴턴이 사과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당연한’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알아냈듯이 휴대폰도 ‘당연히’ 오랫동안 처음 산 그날과도 같은 물건이 좋습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애플의 구형 아이폰 성능 저하에 대해 규탄했다.

이날 애플스토어 개장에는 애플 리테일 부문 수석 부사장 안젤라 아렌츠가 참석했다. 안젤라 아렌츠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얼어붙은 기온을 견디고 애플 가로수길에 와준 서울의 팬들에 경의롤 표한다”고 말했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