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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룡 DGB금융지주 부사장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는 약리 작용이 없는 물질을 약으로 믿도록 한 후 환자에게 투여하여 실제로 유익한 반응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플라시보는‘좋아지게 하다’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심리학자 브루노 클로퍼(Bruno Klopfer)가 1957년에 제출한 보고서에 그 효과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암 판정을 받은 한 환자가 항암에 효과가 있다는 신약으로 개발된 크레오바이오젠(Krebiozen)을 투여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미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 희망이 없는 상태였으나 환자의 강력한 요청이 있어서 의료진은 거의 기대 없이 그 약을 투여했는데 기적적으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미국 의약협회에서 그 약이 항암효과가 없다고 발표하자 환자의 상태가 다시 악화되었습니다. 이에, 의사는 그 약보다 효과가 훨씬 좋은 약이라고 하면서 식염수를 넣은 주사를 투여했고 신기하게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 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그 약이 효과가 없다는 언론의 보도가 발표되자 다시 입원하고 끝내 죽고 말았습니다.

즉, 환자의 마음이 병세를 좌우한 것입니다.

오래전에 돌아가신 저의 외삼촌은 병원에 몇 개월간 입원해 계시다가 폐암이라는 의사의 말씀을 듣고서는 얼굴색이 바뀌고 낙심을 하더니 다음날 돌아가셨습니다.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플라시보와 반대되는 이런 현상을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고 합니다.

옛날 한 선비가 한양에서 과거시험 준비를 하던 중에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지붕 위에 배추를 심고, 비 오는 날 두건을 쓰고 우산을 쓰고 다녔으며, 사모하던 여인과 등을 대고 누웠습니다.’ 곧장 점쟁이를 찾아가 물었더니 “모두가 허황한 일이며 헛일이다”라는 설명을 듣고선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낙향을 하던 도중에 어느 스님을 만나 또 꿈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스님은 “지붕에 배추를 심는 것은 과거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 두건과 우산은 매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며 여인과 등을 대고 누운 것은 등을 돌리면 그 여인을 품을 수 있다”라는 풀이를 해주었고, 용기를 내어 그 길로 한양으로 돌아간 선비는 과거시험에 응시하여 높은 점수로 급제하여 금의환향을 했다고 합니다. 같은 꿈이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영화 ‘타임 투게더’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헤드 헌터로 성공한 주인공은 아들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쓰러졌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병의 징후인 비장이 비대하여 배가 나오고 멍이 잘 들고 피로감이 자주 오는 것을 모르고 아들에게 운동을 시킨 것을 알게 됩니다. 뒤늦게 병을 알게 되자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아들 간호에 온 정성을 다하지만, 아들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지고 머리카락은 모두 빠지고 급기야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엄마의 대사가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힘들면 그만 가도 된다”였습니다. 그러나 긍정에너지와 모두의 노력 끝에 힘들고 기나 긴 치료를 통해 기적적으로 병을 이기는 감동스토리 입니다. 부제인 ‘당신에게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가 묵직하게 가슴을 울립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온 국민에게 큰 자부심과 감동을 선사한 정현 선수의 테니스 역사에도 긍정에너지가 숨어 있습니다. 고도근시와 약시 때문에 초록색 테니스 코트를 택했지만, 긍정의 힘으로 신체적 약점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극복하여 세계테니스의 황제로 우뚝 선 것입니다.

원효대사 역시 당나라 유학 도중에 해골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진리를 깨닫고 경주로 돌아와 150여 권의 책을 저술하고 스님의 이름처럼 ‘한국불교의 으뜸(元)이며 새벽(曉)과 같은 분’이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매사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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