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옥상으로 몸 피해…별 인명피해 없이 2시간만에 완전진화

▲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푸드코트에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화재 현장 주변이 새까맣게 타 있다. 연합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불이 나 환자와 보호자 등 수백 명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진화됐다.

3일 오전 7시56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 건물 우측 5번 게이트 천장에서 불이 나 약 2시간 만인 9시59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 불로 다친 사람은 없지만 건물 안에 있던 8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내 다른 병동이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암 환자 등 2명은 건물 옥상으로 대피해 소방헬기로 구조됐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지 3분만에 출동하고, 출동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은 소방관 등 인력 295명과 소방차 등 장비 87대를 동원해 진화·구조 작업을 펼쳤다.

병원 내 지하 3층∼지상 7층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 300여명은 자력으로 긴급 대피했으며, 119 구조대도 7명을 대피하도록 유도했다. 당초 소방당국은 대피 인원을 400명으로 추계했으나 이후 정정했다.

[https://youtu.be/CW7tv8btki0]

구조대는 화재를 완전히 진압한 후에도 층마다 구조대원을 배치해 최종 인명검색을 실시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연기는 현재 건물 2∼5층에 퍼졌으나 5층 이상으로는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본관 3층에 인접한 층에는 환자가 없지만 본관 7층 위로는 외래 진료실과 병실이 있다

소방당국은 오전 8시12분께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오전 8시45분께 ‘2∼5개 소방서의 소방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로 상향했다가 오전 9시25분 다시 1단계로 하향했다.

옥상으로 긴급 대피했던 환자·보호자 100여명도 다시 병실로 이동 조치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오후 1시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이후 오전 8시 2∼5분께 본관 전층에 대피 안내 방송을 했으며, VIP 병실이 있는 본관 20층에만 방송이 안 돼 간호사들이 대피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화재 직후 스프링클러 등 진화기구와 방화벽 등이 자동 작동된 데다 소방당국의 발 빠른 진화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은 오전 7시57분 소방시스템에서 이상신호가 발견돼 현장에 가서 푸드코트 연기를 발견한 담당자가 오전 8시1분 자체 지침에 따라 ‘코드레드’를 발령하고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화재 직후 발화지점 병동 환자들은 평소 훈련지침에 따라 반대쪽 병동으로 이동했다.

화재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 31명 중 경증환자 14명은 퇴원 조치하고 2명은 호흡기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했으며 15명은 병원에 남았다. 응급실 2층 입원실에 있던 환자 15명은 암병원 쪽으로 대피했다가 복귀했다.

이날은 토요일이라 본관에 잡힌 수술이 없었다고 병원은 덧붙였다.

병원은 발화지점이 처음에 푸드코트로 알려졌다가 본관 3층 5번 게이트 천정으로 정정된 데 대해 “최초 발화점이 있고 전혀 떨어진 환기구(덕트)에서 2차 발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추가 대비책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낮 12시 10분께 세브란스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병원 관계자와 방호직원을 격려했다.

박 시장은 “비상 통로를 확보하고 평소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칭찬한 초동 대처에 감사하고, (인명피해가 없어)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당국은 화재 경계태세를 더 강화해달라”며 “중·소형 병원에서 화재 대비 훈련이 필요하다.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공동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