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병원, 1주년 기념 경과보고회, 거부반응 없이 시구까지 성공···의료진 "신경기능 상당히 회복"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1주년 기념 경과 설명회가 열린 2일 우상현 더블유 병원장이 1년 전 왼팔을 이식 받은 손진욱씨의 팔을 들어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원래 손에 다한증이 있었는데, 한두 달 전부터 이식받은 왼손에 땀이 나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받은 손진욱(36)씨는 이식받은 팔의 신경 회복이 잘 되고 있다는 증거로 왼손의 땀을 이야기했다. 지난 2일 대구 더블유(W) 병원 10층 송원홀에서 열린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1주년 기념 경과 설명회’에서다.

W 병원 수부미세재건팀과 영남대병원 의료진은 지난해 2월 2일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의 왼쪽 손부터 손목 아래 팔 5㎝ 정도를 공장에서 작업하다 왼팔을 잃은 손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여기에는 혈관, 근육, 뼈, 신경 모두 포함돼 있어서 최고 난도의 수술로 평가받았다. 손씨는 수술 후 일상적인 거부반응 범위 내에서 몇 차례 면역거부 반응을 거쳤지만, 머리를 감고 운전을 하는 등 불편함 없이 생활하면서 작년 7월 21일에는 꿈에 그리던 프로야구 경기 시구자로도 나서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1주년 경과 설명회 자리에 선 손씨는 “수술 전과 비교하면 기능적으로 70% 사용 가능하다. 양치질하거나 옷을 입을 때 그렇게 느껴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장성호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장은 “2개월 전 쯤 왼손으로 오는 신경이 뇌와 말초신경에서 잘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왼손으로 오는 운동신경의 양이 정상적인 손의 기능을 하는 데 충분하다는 뜻”이라면서 “왼손의 악력은 성인남성의 절반 정도로 회복했고, 미세한 동작을 취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경 상태와 양이 충분해서 지금처럼 재활치료를 하면 충분히 좋은 수준까지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상현 W 병원장은 “팔 이식 환자에게 첫 1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거부반응이 일어나고 환자가 안정화되는 시기인데, 손씨가 많이 안정화된 상태”라면서 “환자가 재활치료를 잘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정신력과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했다.

도준영 영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면역억제제를 최소로 줄이면서 부작용도 줄이는 데 매진하겠다. 어느 시점에 면역억제제의 양을 크게 줄이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팔 이식 수술은 지난해 손씨 수술 당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의 ‘이식 대상 장기’에 팔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4월 21일 장기 등 이식 윤리 위원회가 손과 팔을 장기이식 법상 관리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우상현 W 병원장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이 3월 초에 최종 법령으로 공포될 것으로 본다. 팔 이식 수술에 드는 경비가 7000~8000만 원에 달하는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보험 적용 여부를 놓고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 병원장은 “기증자가 나타난다면 양쪽 팔이 없는 사람, 한쪽 팔이 없는 사람 두 명에게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도 계획하고 있다”고 알렸다.

배준수 기자·김재민 수습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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