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기업 48% "자금사정 곤란"···필요자금 25% 부족
매출감소·대금 회수 지연 등 원인···전향적 지원정책 마련 필요

탑설을 불과 열흘 앞두고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여전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6%이상 오르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도·소매업종의 설 자금부족률이 지난해 대비 8.6%p증가해 시름에 젖었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설을 앞두고 국내 105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중 47.8%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1.0%p 개선된 것이지만 지난 2016년도 39.2%에 비해서는 무려 8.6%p나 어려워 졌다.

자금사정 곤란원인으로는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56.9%(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대금 회수지연’(35.6%), ‘원자재 가격 상승’31.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자금애로를 겪는 기업 비중이 지난해 24.7%에서 6.9%p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원자재 가격 상승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이 이번 설 명절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3190만 원으로 지난해(2억2340만 원)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부족금액이 571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이 24.6%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설 대비 자금 수요는 850만 원 증가했으나 부족률은 8.1%p 줄어 들어 중소기업들의 설 자금사정이 지난해 보다는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도매 및 소매업’의 설 자금 부족률은 48.5%로 지난해 39.9% 대비 8.6%p 크게 증가해 매출감소와 함께 올들어 최저임금이 16.4%나 인상된 부분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부족한 설 자금 확보를 위해 ‘납품대금 조기회수’(28.4%), ‘결제연기’(28%)를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부족이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중소기업도 15.7%에 달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6.6%로 지난해 37.1%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며,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33.6%)·‘신규대출 기피’(29.5%)·‘고금리’(27.2%)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자금사정 곤란원인 1위(56.9%)가 ‘매출감소’로 나타난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금융기관 및 보증기관의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금 확보가 어려워 지면서 올 설 연휴 상여금 지급계획 업체도 지난해 대비 줄어 들었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 ‘지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6.1%로 지난해(59.8%)대비 3.7%p 감소한 반면‘지급계획이 없다’‘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28.5%로 지난해 26.5%에 비해 2.0%p 늘어났다.

지급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1인당 평균 72만9000원을 지급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72만8000원)과 비슷한 규모다.

설 연휴 휴무일수는 응답기업읠 89.2%가 ‘4일 이상 쉰다’고 답해 지난해(86.2%)대비 3%p 증가했다.

올해와 지난해 설 연휴는 대체휴일을 포함해 모두 4일 이었다.

서재윤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원자재가 상승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의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여건이 여전히 어렵고, 3월 이후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에 대한 급격한 여신축소나 대출금리 인상보다는 어려운 때일수록 전향적인 태도로 중소기업 자금 지원정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