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생명 구하려다 순직 …이준섭 대구경찰청장, 유족 위로

▲ 6일 오전 대구 수성경찰서 3층에 설치된 고 정연호 경위 추모기념물 앞에서 정 경위의 아들을 안은 이준섭 대구경찰청장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대구경찰청 제공.
6일 오전 11시 30분. 대구 수성경찰서 3층 수성홀 회의실 옆 복도. 이준섭 대구경찰청장은 작년 12월 22일 자살기도자를 막으려다 아파트 9층에서 떨어져 숨진 고(故) 정연호 경위의 아내 서모(38)씨와 아들(7)과 함께 벽면을 응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로 85㎝, 세로 60㎝ 크기의 아크릴로 둘러싸인 추모기념물 속에 순직한 정 경위의 얼굴과 더불어 ‘당신이 살아온 삶과 아름다운 꿈 우리가 잊지 않고 지켜 가겠습니다’라는 글귀가 가슴을 더 막막하게 만들어서다.

‘우리 수성경찰서의 영웅, 고 정영호 경위.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6세 아들을 남겨두고 하늘에서 고이 잠들다’라는 마지막 문구는 유족이 된 아내 서씨의 눈물샘을 더 흔들어놨다.

이준섭 청장도 정 경위의 아들을 안아 올려 추모기념물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레고 장난감을 아들에게 쥐여준 이 청장은 “아빠처럼 훌륭한 인물, 경찰가족의 2세가 돼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청장은 경북일보와 취임인터뷰를 하면서도 정 경위에 대한 애틋함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국가를 대신해 국민을 보호할 임무를 지닌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다. 정 경위는 목숨보다 더한 것을 바쳐서라도 시민을 구해야 하는 제복의 가치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복의 가치를 성실히 수행한 정 경위와 그 가족의 명예는 국가와 국민이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찰청도 본관 1층에 ‘빛나는 대구경찰의 혼’이라 이름 붙인 순직경찰관 추모공간에 모실 정 경위의 계급과 이름이 적힌 동판을 제작 중이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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