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안전도시 조성에 문화를 입히자 - (1) 문화도시조성 필요성과 국내 사례

포항지역의 지진후 첫 등교날인 20일 영신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학교 벽면에 지진으로 인한 균열이 생겨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고유의 역사적·문화적 자원을 바탕으로 도시를 되살려 내는 도시재생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이제는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자라난 유·무형의 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해 쇠퇴해가던 도시에 다시금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지역 경쟁력을 강화 시킨 국내외 사례가 적지 않다.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본래의 의미나 상징적인 면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통해 특성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1.15 규모 5.4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가 구도심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지진지역 특별재생사업을 추진한다.

포항시는 지진 피해로 황폐해진 도시가 아니라 어떠한 지진에도 안전한 국내 최고의 안전도시를 만드는 재난 극복 모범 사례를 만들어 간다.

안전도시 조성 중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공무원과 지역주민이 함께하고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선다.

경북일보는 포항의 안전도시 조성이 단순히 안전한 도시 건설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건설에 지역 문화를 접목해 관광객이 찾아오는 문화도시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고자 국내·외 모범 사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포항 지진 지역과 구도심 안전도시 건설

포항시가 올 하반기에 북구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포항시는 작년 말 도심 공동화가 심각한 북구 중앙동 구도심 일대가 ‘도시재생 뉴딜’ 시범 사업지로 선정함에 따라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마련한다.

도시재생 뉴딜은 재개발 등 전면 철거방식인 기존 정비사업과는 달리 도시 기존 틀을 유지하며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 활력을 높이는 것이다.

올 상반기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용역을 마무리한 뒤 하반기부터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5년간 1천176억원을 투입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0년 전 시청이 남구로 이전해 북구 중앙동은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며 “중앙동 일대를 청년창업과 문화예술 중심지로 개발해 도시 기능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내진보강, 상권 활성화 등 지진 피해 지역인 북구 흥해읍을 포함한 종합 재건이 필요하다고 보고 중앙정부와 개발 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를 위해 이날 포항시청에서 지진 피해가 난 곳과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뉴딜 사업을 효과 있게 추진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도시재생 주체는 포항시와 지역 커뮤니티, 주민이다”며 “일본 고베 처럼 포항도 재난 극복의 명소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도시재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흥해읍 등 지진 피해 지역에 도시재생 계획과 로드맵도 함께 만들어 정부 지원으로 하루빨리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흥해지역은 정부가 지진 피해 이후 도심 재생 특별지역으로 선정해 지진에 안전한 새로운 도심 재생을 서두로고 있다.

이처럼 포항시 도심재생사업이 확정돼 안전도시 조성에 문화를 입히는 작업 선행이 시급하다.

△문화 타운 조성

새 도심 조성에는 중심이 되는 문화광장이 필요하다. 자연스레 주민들이 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소통하며 문화를 즐기는 테마타운을 조성해야 한다.

광장은 넓은 공간만이 아니라 그 역할을 하게 만드는 작은 길이 중요하다. 문화광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최종 목적지가 돼야 한다. 그러면서 원도심 옛길에 남아 있는 문화 자원과 이야깃거리를 찾고 이를 따라 한적하게 걸으면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광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과 원도심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소극장과 지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방 등을 조성해 테마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으며 먹고 마시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문화광장은 원도심과 떼어 내 바라볼 수 없다. 결국, 그 안을 채울 것도 그 지역을 중심으로 자리한 역사문화자원과 옛이야기라는 말이 나온다. 도심의 골목을 통해 광장으로 발길이 모이고 흩어질 때 ‘넓은 공간’을 넘어선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이름에 걸맞게 광장 곳곳에 문화 예술을 입히는 것도 과제다. 이를 위해선 지역 주민들이 변화에 발맞출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게 전제돼야 한다. 문화 공연 등을 활성화해 광장에 활력을 더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도심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포항문화재단이 한글회화의 거장 금보성 작가와 손잡고 11.15 지진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포항시민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대형풍선 작품 ‘방파제’를 긴급 전시한다.
△정선 아리아리 정선시네마’

강원도의 작은 도시 정선의 ‘작은 영화관’이 8개월 관람객 4만을 기록하는 등 인구수를 추월해는 현상을 보여 도시의 문화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 정선군 작은 영화관 ‘아리아리 정선시네마’ 누적 관람객이 개관 8개월 만에 4만명을 넘어섰다.

정선군 전체 인구 약 3만8천명보다 많은 관람객 수이다.

정선군은 개봉·흥행작 상영, 최신 시스템, 편안한 시설, 저렴한 관람료, 접근성 등을 인기 비결로 분석했다.

아리아리 정선시네마는 지난해 5월 정선읍 한가운데인 종합사회복지관 앞에 문을 열었다.

건물 전체 면적 575㎡, 지상 1층, 상영관 2개, 총 관람석 101석 규모다.

정선군 관계자는 15일 “회식문화 개선, 친구·동료 간 화합·소통 등 지역사회의 새롭고 긍정적인 문화 조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선군은 고한읍에 2개 관, 100석 규모 작은 영화관을 올해 말 개관할 계획이다.

△제주 탐라 문화광장 김만덕 기념관

탐라문화광장이 있는 제주시 산지천 인근에는 김만덕 기념관 등이 자리해 있다.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산지천은 제주 해상의 관문이었다. 물길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들고, 자연스레 새로운 문물이 오가기도 했다. 산지천 끝자락에 복원된 거상 김만덕 객주터와 새로 지어진 김만덕 기념관, 산지천 주변에 세워진 등피·밤부리 공장 터, 흑산호 가공소 터, 제빙공장 터 등의 표지석은 옛 이야기를 찾게 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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