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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경고재 대표·언론인
많은 국민은 평창올림픽보다는 올림픽이 끝난 후의 한반도 정세를 더 궁금해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은 두려운 눈으로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북 정권이 미국의 핵 억지력에 맞서 강경한 입장으로 나올 것인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군사 옵션을 실행할 것인가” ,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성에 감복하여 미국과 핵 회담을 할 것인가” 이것이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나는 전략적 인내 시대가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평창에 간다” 펜스 미 부통령이 지난 2일 워싱턴에서 한 말이다. 이 간단 명료한 말에는 미국 정부의 대북 핵 억지력에 대한 모든 옵션이 포함되어 있음을 뜻한다.

같은 시각 미 국방부는 “북한의 어떤 공격도 권력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핵 태세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을 겨냥한 지하 군사 시설 파괴 등에 사용 할 수 있는 ‘실전용 저강도(lowyield) 핵무기’ 개발 계획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떤 공격도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군사옵션의 방점을 찍었다.

김정은의 핵 개발 의지가 바뀌지 않는 한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한반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현재의 진실이다. 지금까지 거론돼 온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에는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내정자의 낙마와 관련된 코피작전(Bloody Nose strike)과 이밖에 선제타격, 예방타격을 들 수가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의 상징적 시설 한두 곳을 정밀 폭격하는 코피타격이 지금으로써는 가장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옵션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작전도 김정은이 전면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복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경우에 적용할 수가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핵 의중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그는 북한 정권이 도발을 통해 한반도의 상황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정책을 펴면 역대 미 정부가 협상을 택해 온 온건정책과는 달리 강경책으로 맞받아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워싱턴 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 좋은 예가 대북 강경론자인 빅터 차의 낙마다. 트럼프는 빅터차의 강경론마저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런 트럼프의 눈에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 대북 저자세를 보여 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문 대통령의 이런 대북 저자세에 대한 불만이 평창을 찾은 펜스 부통령의 입을 통해 “이제 전략적 인내 시대가 끝났다”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닐까.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되는 듯하다.

이런 상황임에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삼지연 악단이 당초 육로로 오겠다고 한 후 갑자기 만경봉호를 타고 해상으로 온다고 통보해오자 조건 없이 그대로 받아줬다.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북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 우리의 제재에 ‘예외’라는 조항까지 붙여 허락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의 치적인 마식령 스키장에 스키선수단을 전세기에 태워 보내 미국의 대북제재에도 ‘예외’를 만들었다.

9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남함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그려왔던 ‘평창의 평화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 측의 바람같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끝난다고 미·북 간 북핵회담과 남·북 간 평화회담이 이어질 것인가. 지금까지 북한 측이 해온 엇박자 행태를 보면 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 상황에 드리워져 온 먹구름이 걷히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런 암울한 상황의 끝은 무엇일까. 국민은 언제까지 한반도 상황에 대한 두려움에 떨어야 하나? 이제 문재인 정부가 답을 해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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