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 부통령, 개회식 내내 뒷줄 北 대표단에 시선 안 줘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을 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박수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앉아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남북 선수단의 동시입장에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날 오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92개국 선수단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선전을 기원했다.

‘TEAM KOREA’라는 문구가 팔에 새겨진 흰 패딩점퍼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스타디움 본부석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처음 대면했다.

먼저 자리를 잡고 개회식을 기다리던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본부석에 도착해 외빈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눈 뒤 가까이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와 함께 가볍게 인사하며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 내외 왼편으로는 다소 늦게 도착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한정(韓正)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앉았다.

문 대통령의 뒤로는 통역이 자리한 가운데 그 옆으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 제1부부장,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내외가 자리했다.

펜스 부통령과 김 제1부부장이 앞뒤로 나란히 앉은 셈이다.

본부석에 앉은 각국 정상은 자국의 선수들이 입장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반겼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자리를 지키면서 각국 선수단의 입장 장면을 지켜봤다.

참가국 중 마지막으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동시에 입장하자 문 대통령 내외는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손을 흔들어 선수들을 응원하는 문 대통령 내외의 뒤로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일어나 마찬가지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바흐 IOC 위원장과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손을 흔들어 남북 선수단에 인사했다.

남북 선수단의 동시 입장으로 개회식 분위기가 최고조에 다다르자 문 대통령은 뒤로 돌아 다시 한 번 김 상임위원장, 김 제1부부장과 악수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와는 반대로 펜스 미국 부통령은 남북 선수단의 동시 입장 때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아 문 대통령과 북측 대표단 간 악수 장면을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베 일본 총리 역시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묵묵히 관중석 아래 중앙 무대 쪽을 응시했다.

북한 대표단과 펜스 부통령 간 접촉이나 대화는 볼 수 없었다.

개회식에 앞서 문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에 늦게 도착한 펜스 부통령이 김 상임위원장과 대면하거나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중간에 퇴장해 북한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더해 북미 간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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