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가짜 불꽃놀이’와 차별화…공동입장 이색 경험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연합
증강현실과 한반도기, 그리고 ‘근육맨’ 통가까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 외신의 주목을 받으며 9일 개회식을 치른 뒤 공식 열전에 돌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개회식이 모두 끝난 뒤 전통적인 장관과 정교한 공연이 어우러진 이번 행사의 10대 하이라이트를 소개했다.

이 매체가 가장 먼저 소개한 하이라이트는 증강현실이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이 이벤트는 평창 스타디움을 메운 관중을 즐겁게 했을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시청자를 겨냥한 요소도 있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그 예로 개막식 때 증강현실이 재현한 하늘의 별자리와 별들을 제시하면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가짜 ‘디지털 불꽃놀이’가 논란을 일으킨 것과 대조를 이뤘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남북한 단일팀이 한반도기 아래 동반 입장한 장면도 개회식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하이라이트이다.

가디언은 익숙지 않은 한반도기를 든 한국 선수들이 매우 이색적인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적인 인기곡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가 흘러나온 것도 그때 당시 행진하던 미국, 몬테네그로, 몰도바, 몰타, 몽골 등의 선수단에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퍼레이드 도중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각국 선수단도 일부 소개했다.

통가 국가대표인 ‘근육맨’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웃통을 벗고 등장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브라질 올림픽에서 태권도 국가대표팀으로 나간 타우파토푸아는 이번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로 변신했다.

또 태평양의 섬나라 버뮤다 선수단은 강추위에도 빨간 반바지를 입고 나와 시선을 끌었다.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 국가대표가 아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s from Russia·OAR)’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점도 인상적인 장면으로 선정됐다.

러시아는 국가적 차원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평창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당해 러시아 국기가 아닌 오륜기를 들고 등장했다.

미국 선수단이 평창의 추위에 대비해 배터리 충전식의 발열 재킷을 입고 개회식장에 나온 점도 주목할 거리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을 흉내 내는 ‘코스프레’ 인물들이 개회식장에 등장한 점도 큰 관심을 받았다.

가디언은 두 지도자가 서로에게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악당과 폭력배” 등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둘 간 긴장감이 조성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개회식장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모습을 빼닮은 인물 두 명이 나란히 걸으면서 카메라 플래시를 한몸에 받았다.

가디언은 마지막으로 개회식이 열린 3만5천석 규모의 스타디움을 짓는데 1억900만 달러(약 1천190억원)가 소요됐다며 한국은 폐회식이 끝나면 이 스타디움을 철거할 예정이란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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