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정상회담서 한미군사훈련 연기 문제 놓고 ‘충돌’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연합
한일 정상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10일 밝혔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 이후가 고비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한 의사와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말씀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될 때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지 말라는 말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의 주권의 문제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강도 높은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아베 총리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를 대화국면으로 이끌어가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배치되는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사령부는 지난달 5일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한미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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