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한다더니…이래서야 어떻게 정부재난시스템 믿나

재난 문자
2016년 9월 역사상 가장 큰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뒤 9분이 지난 뒤에야 지진재난문자가 발송돼 빈축을 샀다. 지진이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친 뒤 한참 후에야 안내 문자가 발송됐기 때문이다. ‘지진 상황이 끝난 뒤에 안내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후 기상청은 초기경보시스템을 개선해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역대 두 번째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포항의 경우 수초 뒤, 대구는 지진과 거의 동시에 안내문자가 발송됐다. 2016년 경주 지진 때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3개월여만인 11일 포항에서 규모 4.6 여진이 나자 재난문자 전송이 지진 발생 7분이 지난 뒤에야 발송됐다. 포항과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런 재난문자가 무슨 의미가 있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포항시 장성동 손모(28) 씨는 “지진 발생 시간과 규모를 긴급재난문자보다 TV에서 먼저 보게 됐다”며 “긴급문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시 죽도동 김모(54)씨는 “아파트에서 뛰쳐나온 뒤에야 재난문자를 받았다”면서 “재난문자 전송 개선됐다더니 또 다시 이 모양이니 어떻게 정부재난 시스템을 믿을 수 있겠나”고 말했다.

포항 이동의 임모(42)씨도 “침대가 심하게 흔들려 한참 동안 비명을 질렀다”면서 “재난문자가 너무 늦었다. 이럴 거면 문자 보내지 않는 것이 더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기상청은 지진이 진동을 일으키면 P파(종파)가 먼저고 S파(횡파)가 이후 도달하기 때문에 P파가 감지되자마자 재난문자를 발송한다고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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