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규모 4.6 지진 나던 날

포항 죽도시장 포항수협위판장에 오징어, 고등어 등 각종 수산물을 사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다.
“지진에도 불구하고 설 단대목에 시장을 많이 찾아주는 손님들이 고맙십니더.”

민족 최대 명절 설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1일 새벽 규모 4.6의 강한 지진에도 불구하고 포항 죽도시장에는 많은 관광객과 설 제수를 준비하려는 시민들로 활기를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죽도시장 공영주차장들은 제철을 맞은 대게·홍게 등 수산물과 돔베기, 채소, 과일 등 설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을 사려는 차량들로 가득 찼고, 인근 도로는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꼬리에 꼬리를 문 승용차로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시장 중심 골목인 개풍약국∼회센터 네거리를 잇는 아케이드 장터거리에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포항수협죽도위판장에서는 오징어·고등어 등 수산물을 사려는 사람과 상인 간 흥정이 벌어지면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였다.

또 대전·충북 보은·충남 공주·대구 등에서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단체 관광객 발길도 이어졌다.

포항 죽도시장 문어거리에 중요 제수용품 문어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설을 맞아 주요 제수용품인 문어는 3㎏짜리가 15만 ~16만 원까지 치솟아 1㎏당 최대 5만~5만5000원 선으로 평소 3만 원의 두 배에 육박했지만, 시장 문어골목에서는 문어를 사려는 사람들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구에서 수산물을 사러 죽도시장에 왔다는 오모(47)씨는 “차가 밀려 주차를 하는데 1시간이 걸렸다”며 “아침에 지진소식을 들었지만 포항에 힘도 주고 좋은 수산물도 먹고 바람도 쉬고자 계획대로 포항에 왔다”고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교통정리 봉사를 하던 윤상근(67)개인택시 모범운전자회 지도회장은 “지진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이 적을까 염려했는데 많아서 자원봉사에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석달 전 지진 발생 후 한동안 상권위축으로 힘겨워했는데 이번 여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길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채소 상인 김모(60·여)씨는 “가뜩이나 지역 경기 위축으로 식당이 안되는데 지진이 이어지면서 또 경기가 위축될까 걱정이 많다”며 “서민 생활 경제를 위해 평소처럼 식사와 사회생활도 하시고 시장에서 물건도 많이 사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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