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창은 자체 업무 홍보 급급···‘날씨누리 바로가기’ 창에 담아

기상청이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메인창에는 업무홍보만, 기상은 별도의 창에서 보도록 해 놓았다. 특히 지진정보를 ‘날씨누리 바로가기’에 넣어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경주지진에 이어 지난해 포항지진, 11일 포항 지역에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국민 전체가 지진 위협에 노출됐지만 행정안전부 늑장메시지와 기상청의 안일한 지진정보 서비스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새벽 5시 3분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천리 일대에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단잠에 빠져 있던 포항시민 대부분이 깜짝 놀라 일어났다.

이 여진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의 여진이라는 판단이 내려졌지만 10초가량 이어진 진동이 울산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느낄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문제는 지난해 포항 지진 발생 당시 불과 7초 만에 전국으로 전달됐던 재난안전메시지가 무려 7분이 지난 새벽 5시 10분에야 전달됐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관련 시스템상의 오류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포항지진 발생 이후 재난안전경보시스템 강화에 주력하겠다던 정책기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이 최근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그동안 날씨와 지진 등 각종 기후상황을 담아왔던 메인창을 별도의 창으로 옮기는 한편 기상청 업무 소개를 메인창으로 옮겨 놓았다.

이로 인해 이날 새벽 포항지역 지진발생 이후 재난안전메시지가 늦어지자 기상청 홈페이지를 찾았던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메인창 어디에도 지진정보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일반인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지진정보를 찾으려면 한참을 헤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진상보를 ‘날씨누리 바로가기’창에 포함시켜 놔 지진정보가 여기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상태다.

이처럼 지진정보 찾기가 어려워지자 이날 새벽 지진정보를 확인하려던 최모씨(47)는 “1초가 급박한 상황인 데도 지진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없도록 해 놓은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이게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안전한 한국의 실상”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기상청이 자신들의 업무를 홍보하기에 급급해 ‘신속한 기상정보 제공’이라는 본연의 업무는 뒤로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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