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가 일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울산을 방문해 “청년들의 창업이 혁신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청년 창업을 또 하나의 고용절벽 해소의 정책으로 선택한 것이지만 청년 창업이 중요한 것임이 틀림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울산광역시에 있는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에서 “한국은 과거 청년들의 도전으로 ICT에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단시일 내에 부상했는데 어느덧 도전정신이 많이 없어졌다. 우리나라는 네이버나 카카오 이후에는 그런 식의 큰 성공 사례가 별로 마련되지 못한 것 같다”며 청년창업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유니스트 졸업생들에게 “새로운 출발에 나서는 여러분의 앞길이 순탄할 수만은 없다. 실패도 겪고 좌절도 겪을 것”이라면서 “우리를 주저앉히는 것은 결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다. 실패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실패는 오히려 우리를 더 성장시켜주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학생 창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혁신창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청년창업을 통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으니 전적으로 맞는 지적이다. 중국의 알리바바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고용지표가 잿빛 일색인 가운데 문 대통령의 청년창업은 원론적으로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상황이 어려운 만큼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1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2%나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악의 고용성적표다. 정부의 최저임금 대폭 향상이라는 정책의 부작용이 빚어낸 것이다.

아직 계절적 요인이 많아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포항 경주는 지진으로 심리적 불경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조선에 이어 자동차 업종마저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경산 영천 칠곡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낮은 영업이익에 기가 죽어있다고 들린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경기일수록 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 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 정부는 일자리 상황판만 들여다보며 연구와 통계에만 매몰돼지 말고 창업이든 기존 기업이든 기업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일자리대책도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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