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장 독주체제···보수텃밭에 여당 프리미엄 붙을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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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진사태가 빚어진 포항시는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이번 포항시장 선거는 자유한국당 이강덕 시장의 재선 도전과 그동안 20년 가까이 꾸준히 문을 두드려 왔던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행정안전부 장관 정책보좌관, 8년간 포항시장을 역임했던 박승호 전 시장, 그리고 바른미래당 이창균 박사·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들 외에 군소 후보들도 나설 채비를 하고 있지만 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11.15 지진사태에 이어 2월 11일 또다시 규모 4.6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하면서 과거와 달리 떠들썩한 선거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는 아직 예비후보 등록일(3월 2일)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진 사태로 인해 섣불리 달려들기가 만만찮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이강덕 현 시장의 독주체제에 더불어민주당 프리미엄과 스펙을 보탠 허대만 정책보좌관, 박승호 전시장이 각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시장 선거에서 20%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인 이창균 박사와 모성은 원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박승호 전시장의 경우 자유한국당 복당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모성은 원장이 지난 12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에게 최근 이창균 박사가 통합 바른미래당 포항시장 후보로 내정됐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심상찮은 사태를 예고한 상태다.

▲ 이강덕 (56)
·대구달성고
·동국대 법학박사
·해양경찰청장
·서울·경기·부산경찰청장
현재까지 독주체제가 예상되는 이강덕 현시장은 잇따른 지진 피해 복구 및 사후 대책 마련으로 인해 공식적인 선거절차를 밟지 않고 있지만 지진피해복구 및 환동해 중심도시 성장 등 지역 현안해결을 위한 재선당위론을 앞세우고 있다.

그는 취임 후 따뜻하고 조용한 리더십으로 인해 앞서 박승호 전 시장과 대비되면서 ‘시장으로서의 리더십이 약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았으나 지난해 11.15지진 발생 이후 평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진 안전지대라는 생각에 제대로 된 지진 대응 매뉴얼이 마련돼 있진 않은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지진 피해가 발생했지만 신속한 결단력과 판단력, 단호한 의지와 절제, 적극적인 열정과 용기를 앞세워 피해상황 파악 및 복구, 사후 대책 마련 등 오랜 경찰생활에서 터득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 같은 리더십으로 포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 부처 장관, 여·야 국회 수뇌부 등으로부터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진 위험지역까지도 마다 않고 현장 속으로 들어가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현장중심의 활동이 펼쳐지면서 그동안 ‘다소 약하다’는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냈다.

여기에 지난해 1조7493억 원의 국비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도 SOC사업예산 삭감 분위기 속에서도 영일만항 국제여객선부두 예산 등 현안 국비예산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특히 탁월한 친화력을 바탕으로 그 동안 이웃도시이면서도 자존심 대립각을 세워왔던 경주시와 형산강 상생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화합분위기를 이끌어 낸 데 이어 울산광역시까지 포함하는 해오름동맹을 이끌어 내면서 한반도 동남권 경제권 구축 발판을 마련한 것은 그의 가장 큰 업적중 하나다.

이강덕 시장은 이 같은 노력으로 추진중인 SOC사업과 영일만관광특구, 오는 7월부터 총사업비 650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도심재생사업을 비롯한 경제활성화 사업 등을 통해 포항의 미래 100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시정 연속성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재선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 허대만(49)
·대동고
·서울대 정치학과
·더민주 경북도당의원
·최연소 포항시의회 의원(제2대)
허대만 정책보좌관은 26세에 최연소 포항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는 등 젊은 시절부터 지역 정치에 몸담아 오면서 지역 정치권의 각별한 인재로 각광 받아 왔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민들로부터 젊은 인재라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그동안 자유한국당 아성인 포항에서 야당 후보라는 한계로 인해 늘 고비를 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 올라선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70%를 웃도는 등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을 수 있는 데다 행안부 정책보좌관을 맡으면서 그동안 지역 인재의 한계를 벗어나는 스펙을 보탰다.

특히 제 19대 대통령 선거당시 포항지역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무려 22.9%로 치솟는 등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보였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한 지역 일간지의 여론조사에서 15.2%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는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팬클럽 결성·SNS팀 및 홍보·조직 등 선거캠프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오는 설 연휴 기간 중 결심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허 보좌관은 그동안 야당 시절에도 중앙정부 예산확보 등 지역 현안해결을 위해서는 여당과 한목소리를 내는 등 합리적인 정치활동을 펼쳐왔으며, 진보적 노동·시민단체 및 보수적 자생단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활동과 학연 등을 바탕으로 한 학계·정계·재개·언론계 등과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행안부 정책보좌관으로서 중앙정부와의 인적네트워크를 구축, 11·15지진 발생 이후 중앙정부와의 소통·조정능력을 갖춘 것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박승호(61)
·포항고
·한국체대 이학박사
·전 포항시장
·청와대 민정비서실 행정관
아직 당적도 확보하지 못한 채 출마 여부를 가늠하고 있는 박승호 전 시장은 이번 포항시장 선거에서 사실상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이다.

박 전시장은 8년간의 시장 재직중 저돌적인 업무추진으로 침체된 포항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와 함께 무리한 사업전개로 인한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는 부정적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지만 열정적 업무추진력에 있어서 만큼은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제6회 지방선거 당시 경북도지사 후보에 도전했던 박 전시장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포항북에 무소속으로 출전했음에도 38.81%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만만찮은 지지세력을 보여줬었다.

특히 박 시장이 이번 포항시장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로 부각되는 이유는 허대만 정책보좌관을 제외한 4명의 후보들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당명만 다를 뿐 보수기반의 세력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지역 정가에서 보수세력에 기반을 둔 박 전시장과 바른미래당 이창균박사·모성은 원장이 모두 출마해 경쟁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보좌관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박 전시장은 신중한 자세다. 그는 “아직 당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선거 출마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거기간 내에 당적 문제가 확정된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 이창균(59)
·일본 교토대 경제학박사
·바른정당 국회 수석전문위원
·전 한국지방자치연구원장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들었던 바른미래당 이창균 박사는 이번 선거에서 역전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당 통합문제로 인해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창균 박사는 13일 바른미래당 출범과 함께 포항남·울릉당협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어 지난 6회 포항시장 때와는 다른 모습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장선거에서 19.44%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의 지원사격을 받게 되는 데다 국정농단사태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들을 규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그는 일본 교토대 경제학박사와 대통령소속 지방분권촉진위 실무위원장, 한국지방자치연구원장 등을 맡는 등 경제 및 지방자치에 있어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앞세워 침체된 포항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모성은(54)
·단국대 경제학박사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 교수
·한국지역경제학회장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은 지난 제6회 지방선거 당시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결국 불출마를 선언한 뒤 절치부심하다 이번 선거에서 권토중래를 선언했다.

내무부 지역경제국·지방재정국에서 근무한 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 전문위원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 교수, 한국지역경제학회장 등 지방행정 및 지역경제에 대한 남다른 경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그는 이 같은 경력들을 앞세워 침체된 포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일자리 넘치는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정치인으로서는 지난 2016년 국정농단사태 이후 경북지역 정치인 중 처음으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신보수주의 정당을 선언한 바른정당 창당멤버로 참여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또 지난 2016년 형산강 수은 오염 사태가 빚어지자 곧바로 일본 미나마타를 방문해 대안 마련에 나섰으며, 11·15지진 발생 이후에는 지진유발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등 지역 현안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모원장은 지난 12일 이창균 박사가 포항남·울릉 당협위원장 및 포항시장 후보, 이재원 화인피부과 원장이 포항북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유승민 대표에게 당헌당규에도 없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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