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참외가 제철이면 여행지 대로변에는 ‘성주 꿀참외’라는 깃발을 내 건 상인들이 진을 친다. 길가에서 팔고 있는 참외는 성주 참외가 아닌 것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팔고 있는 참외는 모두 짝퉁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 성주에서 참외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성주 참외가 길거리에서 팔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짝퉁 성주참외가 판치는 것은 성주참외가 명품이라는 반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적발된 짝퉁 브랜드가 루이비통이고, 그 다음이 롤렉스라는 관세청의 자료 분석결과가 있었다. 성주참외는 루이비통이나 롤렉스처럼 명품 반열에 오른 것이다.

2016년 7월, 한중 사드갈등이 빚어질 때 사드에서 나온 전자파가 성주 참외에도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괴담이 돌았다. 인터넷에서는 ‘사드 참외’니 ‘전자파 참외’니 하는 단어들이 떠들고 있었다. 성주는 국내 참외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곳이다 보니 농민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참외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당시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사드가 들어오면 누가 성주 참외를 믿고 사겠느냐”고 걱정했다. 심지어는 사드의 전자파로 인해 꿀벌이 없어지고, 꿀벌이 없어지면 참외 꽃이 수정을 못 해 성주 참외가 사라질 것이라는 억측도 돌았다.

하지만 짝퉁도 괴담도 명품 성주참외의 명성은 막지 못했다. 지난해 성주참외의 조수입이 5000억 원을 넘었다. 성주군은 ‘삼오시대(인구 5만, 참외 조수입 5천억 원, 군민복지예산 5천억 원)’ 달성에 자신이 붙었다. 성주준은 내친김에 성주참외 조수입 1조 원 시대를 열겠다 선언했다. 성주군에는 4012농가가 3594㏊의 참외 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 농가의 평균 소득은 연간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김항곤 군수는 “참외의 생산과 유통, 판매, 수출 등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어 세계적인 명품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조수입 1조 원 시대를 충분히 열 수 있다”며 자신감에 차 있다. 참외라는 한 품목의 과일로 인구 5만 명도 채 안 되는 작은 군에서 1조 원의 수입을 올리는 놀라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성주 참외가 황금빛인 이유를 알만하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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