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따라다니며 제수용품 챙겨 눈살

12일 낮 1시 자유한국당 예천군 당협위원회(이하 당협)가 주관한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참여한 일부 당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상인과 군민들의 빈축을 샀다.

이날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최교일 국회의원과 이현준 군수, 김상동 전 부군수, 김학동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부위원장 도기욱 도의원 등 당원 100여 명이 상설시장을 돌며 설맞이 제수용품을 샀다.

최 의원과 부인 이홍채 여사는 시장상인과 지역주민을 일일이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제수용품 가격 상황을 확인하며 필요한 물품을 직접 구매했다.

그러나 당협의 한 단체인 ‘일심회’회원들 중 몇몇은 최 의원과 이 여사의 뒤를 따라다니며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비닐봉지를 열어 내미는 모습을 보여 장을 보러 나온 군민들과 상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심회는 자유한국당 예천 당협 위원회 내에서 일부 당원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지난 국회의원 총선에서 최교일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으로 현역 자치 단체장과 현역 의원들은 없다.

또 일부 상점에서는 최 의원이 구매한 물건값의 “잔돈이 없다”며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아 동행한 당원들이 당황하기도 했다. 한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최 의원이 5만 원 권을 내자 가게 주인은 잔돈이 없다는 이유로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았다는 것, 또 도기욱 도의원도 같은 상가에서 두부 한모를 구매하고 만 원을 내고 거스름돈을 돌려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한 한 당원은 “아무리 정당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행사라지만 상인들이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며 “한 상점 주인은 오늘 같은 날은 잔돈을 받으면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기훈 예천군 당협 위원회 사무국장은 “확인을 해보니 자유한국당 여성당원들이 아니고 참여한 일심회 회원들”이라며 “이홍채 여사가 장을 본 것도 그분들이 다 가져갔다”고 전했다.

일심회 한 간부는 “당에서 주관한 행사로 운영이 미숙했던 것 같다. 구매한 물건을 경로당이나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될 수 있게 역할 분담을 했으면 좋았을 것인데…”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거스름돈에 대해서는 “다들 후보자들이 되다 보니 말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모습에 장을 보러 나온 군민들과 일부 상인은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팔아주지도 않으면서 국회의원 뒤나 따라 다니며 이런저런 눈치만 보다 눈도장이나 찍으려고 하고, 국회의원 장본 것을 챙겨 가는 모습이 한심했다”고 성토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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