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할 내가
내 마음이 아니라 행동거지를
수전증 환자처럼 제어할 수 없이
그대 앞에서 구겨뜨리네
그것은, 나의 한 시절이 커튼을 내린 증표


시절은 한꺼번에 가버리지 않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물, 한 사물
어떤 부분은 조금 일찍
어떤 부분은 조금 늦게


우리 삶의 수많은 커튼
사람들마다의 커튼
내 얼굴의 커튼들


오, 언제고 만나지는 사물과 사람과
오, 언제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나는 중얼거리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신부님이나 택시 운전수에게 하듯
그대에게


축, 1월!





감상)해가 뜨면 시작되는 하루가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므로 해가 뜨는 아침, 미명 속에서 그 해를 기다려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침이 얼마나 순식간에 오는지 그 순식간이 얼마나 큰 울림인지 큰 벅참인지 큰 아우성인지 또한 어제의 아침을 우리가 얼마나 쉽게 잊는지 기억하여야 한다. 오늘에게 어제를 말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이 온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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