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상가 위치 안내판 없고 제대로 안 알려져 매출에 영향···서문시장은 ‘설 특수’로 북적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4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 대체상가 베네시움(위)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서문시장 1지구 상가(아래)는 시민들이 활발히 왕래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여기 왜 들어왔나 싶다. 온종일 휴대전화 만 보다 가기 일쑤다”

지난 2016년 11월 화재로 서문시장 4지구가 모두 불에 탔고 건물은 철거됐다.

4지구 대체 상가로 베네시움이 선정됐으며 상인들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이곳에서 장사하고 있다.

기존 4지구는 670여 개 점포가 있었지만 베네시움으로 옮기면서 절반 이하인 250여 개 점포만 들어섰다. 결국 7층까지 리모델링 했지만 점포는 4층까지만 있다.

설 대목을 하루 앞둔 14일 찾은 서문시장은 명절을 준비하는 시민들이 몰렸다. 중국 관광객까지 가세하면서 설을 앞두고 더욱 북적였다. 서문시장 맛집도 밀려드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반면 베네시움은 손님이 없어 정적만 흘렀다. 1층 잡화점을 운영하는 김모(60·여)씨는 “모르는 사람이 찾아오기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층 상가는 오전 10시가 넘었지만 60여 점포 중 절반이상 문을 열지 않았다. 몇몇 상인들이 상가에 불을 켜고 장사를 준비에 들어갔지만 대목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다.

최 모씨(73·여)는 4지구에서 50년 동안 한복점을 운영하다 베네시움으로 왔다. 최 씨는 아침에는 손님이 없어 일찍 나오는 사람이 매장을 열고 대부분은 오전 11시는 넘어야 나온다고 귀띔했다.

매출 이야기가 나오자 최 씨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단골손님이 있어 그나마 견디지만 4지구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1층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8·여)씨는 “다른 일자리라도 알아보고 싶지만, 나이가 많아 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현재 관리비 20만 원조차 내기 빠듯한 상황”이라고 눈물을 보였다. 손님이 없다 보니 이 씨는 점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점까지 운영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단속에 걸려 못하게 됐고 90만 원의 벌금까지 나왔다. 이 씨처럼 매출이 줄다보니 다른 일을 찾고 있는 상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 곳 상인들은 대체상가 위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당장 베네시움이 대체상가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을 서문시장에서는 찾을 수 없다. 서문시장 팸플릿은 아직까지 기존 4지구로 표시돼 있으며 안내판도 예전 위치로 표시돼 대체상가의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건물 내부는 50여억 원을 들여 깨끗하게 정리됐지만 정작 안내판은 없는 상황이다.

이날 이불을 사러 온 한 손님도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하며 상인들의 호소에 힘을 보탰다.

이능승 4지구 대체상가 부회장은 “시 차원에서 홍보가 절실하다”며 “지하철, TV 광고 등을 통해 상가 내 유동인구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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