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포산고등학교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 소재 포산고등학교 전경
농어촌 지역 학교의 통폐합이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지역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 외곽의 한 농촌 지역 고등학교가 몇 년 사이 가고 싶은 학교로 탈바꿈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 포산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며 지난 12일 포스코 청암상 교육부문까지 수상,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달성군 현풍면에 위치한 포산고는 과거 폐교 위기에 놓인 전형적인 농촌 지역 고등학교였다. 지난 2004년부터 신입 학생이 급감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재학생들도 도심으로 떠나며 폐교위기에 몰렸다. 성적 미달인 학생들로 정원이 채워지자 진학 성적이 지역 최하위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 됐다.

대반전은 지난 2008년 교육부가 농어촌지역 고등학교 교통문제 배려를 위해 추진한 기숙형 고등학교 전환사업에 포산고가 포함되면서부터다. 지난 2009년 전교생을 입소시켰으며 2013년 자율형 공립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지자체들의 행·재정 지원이 이어졌다. 각종 지원이 이어지자 포산고는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특성 있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4년 도입된 Poson Excellent Student Program(PES·포산 인재 양성)이다. PES는 일반 고등학교에서 하기 힘든 고급 물리·화학, 경영일반 등 심화 교육 과정을 가르친다. 포산고 교사들이 아닌 외부 대학교수와 박사를 초청, 전문성을 높였다. 진로 집중 교육과 수시 전형 교육으로 나눠 능력과 특성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으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 했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으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지난 2016년 시작한 Convergence Leadership entrepreneurship(CLE·기업가 정신교육)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유명 CEO를 초청, 도전정신과 리더로서의 갖춰야 할 점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닷 워치 김주윤 대표가 강연을 펼쳐 청년 벤처기업의 성공사례와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자리를 마련해 학생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특히 방과 후 수업은 포산고의 가장 큰 강점이다. 포산고 방과 후 수업 과목은 학교에서 정하지 않는다. 학생 자율에 맞춰 3학년은 4명 이상, 1~2학년은 10명 이상 요구할 경우 수업이 개설된다. 자신들이 만들고 선택한 과목인 만큼 집중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방과 후 수업이 끝나도 기숙사 내 사이버학습실을 개방, ‘E-learning’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교육 이외에도 왕성한 봉사활동도 포산고가 가고 싶은 학교로 성장한 요인 중 하나다. 학생 전체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2 주에 한번 학교 인근에 있는 효경 노인복지관과 요양병원 등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사범대학과 교육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재학생 15명으로 이뤄진 ‘가라사대’ 동아리는 매주 수요일 포산중 학생들을 불러 수학·영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교육과 교외활동이 이뤄 지지만 포산고 수업료는 시내 일반고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도심 지역 일반고 ‘1급지’ 수업료가 분기에 35만100원인데 반해 포산고는 ‘2급지 나’로 분류돼 21만8700원에 불과하다. 연간으로 고려하면 52만5600원이 덜 든다. 기숙사비도 지자체 지원을 받아 전액 무료다. 교육비가 덜 드는 것은 물론 2주에 한 번씩 학생들은 기숙사 외박이 가능해 포산고 재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산고의 대학 진학률은 100명 내외인 전교생 대부분이 지방국립대 이상 진학할 만큼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지난해 졸업생의 경우 전교생 95명 중 서울권 대학에 61명이 진학했으며 포스텍을 비롯해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 총 8명이 입학하는 등 놀라움을 안겼다.

▲ 포산고등학교 남영목 교장
남영목 교장은 “선지원 고등학교로 경쟁률은 1.1~1.2대 1 정도지만 지원학생들 대부분이 중학교 성적이 우수하다”며 “학생들의 재능을 살리고 최고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산고가 공교육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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