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자정에 가까울수록
구겼다 다시 펼치는 은박지 소리로
겨울비 쏟아집니다

흩어졌다 모이는 물새들의 발자욱

슬픔들 기쁨들 떼로 몰려
기억의 뒤란 봉당 왁자히 궂은비 겨울비 쏟아집니다

오, 흩어졌다 모이는 물새들의 발자욱

내 마음
그대 비애의 푸른 물이랑 가까이
소라고동처럼 덧없이 열리며 여울지며 나아갑니다





감상) 여기에는 해마다 2월이면 눈이 내리곤 했다. 겨울이 다 끝나 가는가보다 하는 시점에 내리는 함박눈이라 더 반가웠다. 그런데 올해엔 눈이 안 왔다. 2월이 며칠 안 남았는데 한낮이면 초여름처럼 더워지기도 하는데 기다리던 눈이 안 온다. 비도 안 온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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