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강진 이후 지금까지 97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져 포항 시민들은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발생한 규모 4.6 지진으로 많은 시민들이‘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더 큰 지진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포항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생겼다.

계속되는 여진 탓에 사람들은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수면장애와 식욕저하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11일 지진 이후 포항남·북구보건소의 정신건강복지센터는 41건의 상담요청 전화를 받았다”며 “지난해 강진부터 지금까지 받은 상담요청 전화는 320여 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본진 이후 대피소, 경로당, 가정, 보건소와 대학 등에서 실시된 재난심리지원 상담의 누적 건수도 8900여 건이나 된다. 또 개인적으로 병원을 찾아 심리 상담을 받은 사람들도 많아 상담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설 연휴 동안 포항에서 멀리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온 시민들도 있다.

이 모(53·포항시 두호동·여)씨는 “집에서 그릇 부딪히는 소리만 들어도 놀라는 생활이 반복돼 하루라도 편한 마음으로 잠들고 싶어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최 모 (33·경기도 수원시)씨는 “오랜만에 본 친척들로부터 하루빨리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옮기라는 말을 들었다”며 “연휴 간 지진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돌아온 17일, 3차례나 여진이 발생해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포항성모병원 김영욱 정신건강의학과장은 “계속되는 지진으로 인해 앓고 있던 우울증과 불안증세가 악화되는 경우도 있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며 “가족과 친구 등에게 불안을 표현해 감정을 공유·공감하는 것이 트라우마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극심한 불안감에 고통스러운 경우 의사와 상담해 소량의 안정제 복용이 도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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