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반대추진위·민관협의회 "정치 이슈로 악용 안된다"···10만 범시민 서명운동 전개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 지역 위원회가 21일 구미시청 4층 북 카페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 반대와 홍 대표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속보=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에 대한 대구취수원 이전 공약 이행 각서 발언이 지역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2015년 대구와 구미 민관이 공동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 이슈로 등장해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 지역 위원회는 21일 구미시청 4층 북 카페에서 대구 취수원 이전 반대와 홍 대표의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구취수원 이전은 그동안 같은 당 소속인 홍의락(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이 주도해 왔고, 최근 홍 의원이 대구 취수원 이전과 구미 국가 산업 5단지 분양을 연계, 분양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바로 역풍을 맞았다.

이와 관련 참석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성명서를 낭독한 장기태 더불어민주당 구미을 지역위원장은 “구미와 대구가 서로 상생할 방안이 있다면 대구 취수원 이전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각서를 요구하며 구미시민을 무시한 홍 대표의 발언이 문제”라고 사실상 취수원 이전 반대가 아닌 정치 공세임을 인정해버렸다.

이어 같은 당 홍의락 의원을 “대구시를 대변하는 정치인에 불과하며”고 깎아내리며 “홍 의원의 의견이 당의 소신은 아니다”고 변명했다.

또한 “취수원 이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선거 때마다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구미 갑·을위원회가 구미시민을 위해 나선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날 성명 발표에 구미 갑 위원장인 안장환 구미시 의원은 참석조차 하지 않아 두 지역위원회 간에 불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의도했건 아니던 결과적으로 최초 싸움을 시작한 자유한국당 소속 구미 지역 백승주, 장석춘 두 국회의원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홍 대표의 각서 발언 이후 구미 경제·시민단체,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반대 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추위)와 취수원 이전을 논의하는 공식기구인 구미 민관협의회가 “대구 취수원 이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지역 갈등을 조장하지 마라”고 반발했지만, 이들은 일주일이 넘도록 침묵했다.

그러던 지난 20일 경북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의 이야기는 공항문제와 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경북과 대구 현 광역단체장들의 추진력을 문제 삼은 것으로 구미가 (취수원 이전을) 양보하라는 뜻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지역 분위기는 취수원 이전 반대 10만 서명 운동 추진 등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바른 미래당 경북도당 역시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구미지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같은 당 소속 시장 출마예상자들은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하는 등 정치적 공세와 변명,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뒤늦은 진화만 이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구미시 상하수도 사업소에서 대책 회의를 한 반추위와 구미 민·관 협의회는 구미시민의 생존권이 걸린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이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0만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반추위와 민관협의회는 이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되는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정치인들의 발언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나타낸다”며“대구시와 대구 정치권에서 취수원 이전 문제를 애초 합의한 두 도시의 민·관 협의회에서 대화와 검증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정치적인 논리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윤종호 구미 민관협의회장(구미시 의원)은 “대구-구미 민관협의회에서 논의 중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항상 정치권에서 말썽을 일으킨다”며“구미가 취수원 이전에 반대하는 취지를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등 정확한 정보전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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