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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복 경북산악연맹회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인을 열광의 도가니로 들뜨게 하고 막을 내렸다. 동계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유독 우리 지역과 인연이 깊었던 ‘컬링’이라는 생소한 경기에 ‘한국의 갈릭 걸스(마늘 소녀들)’의 컬링 홀릭으로 세계인을 열광시켜 경북 의성을 온 세상에 크게 알렸다.

‘컬링’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인구5만 의성군이 컬링전용경기장을 만들어 학생들 생활스포츠로 시작한 ‘컬링’이 경북도의 꾸준한 뒷받침과 의성군의 전폭적 지원으로 오늘날 세계가 깜짝 놀랄 무서운 팀으로 성장시켰다는 현실이 잘 믿기지 않겠지만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한 보람의 결실임에 틀림이 없다. 연일 생중계된 컬링경기를 보면서 한편으로 서운한(?) 감이 든 필자로서는 산악스포츠 중 ‘아이스클라이밍’이 겨울스포츠로 꽃피울 수 있는 훌륭한 종목이지만 동계올림픽에 나오지 못해 아쉬움이 더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말 그대로 얼음벽을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고난도 극한에 도전하는 운동)’로 이미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산악스포츠로 유럽이나 미주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즐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전문산악인들이 고산등반에 필요한 빙벽 훈련으로 보급되어 산악경기로 발전되면서 많은 선수와 동호인들이 즐기는 스포츠다.

세계산악연맹(UIAA)이 올림픽 산악경기종목(스포츠클라이밍, 아이스클라이밍)으로 육성하고 있는 스포츠클라이밍과 아이스클라이밍은 전 세계에서 많은 국제경기가 열리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 톱 랭커로 맹활약하고 있으며 스포츠클라이밍은 2020 동경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으며 아이스클라이밍 또한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기다리는 현실로 국내에서는 전국체전(하계, 동계) 정식종목(스포츠클라이밍)과 시범종목(아이스클라이밍)으로 선정된 올림픽 메달 획득이 유망한 종목이다.

‘컬링’이 국민에게 생소한 종목이었지만 선수와 지도자, 체육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이 지원하고 노력한 덕으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이스클라이밍’종목도 현재 세계 최강의 선수와 인프라가 국내에 조성되어 국위를 선양하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훌륭한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 되지 못해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우리에겐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은 지방자치 단체장의 10여 년에 걸친 집념과 헌신으로 세계적인 경기장과 주변 여건이 완벽하게 갖춰졌다는 현실에 큰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청송군 부동면에 소재한 얼음골 일대를 ‘아이스벨리(Ice Valley)’로 조성하고 청송을 ‘산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실천에 옮긴 한동수 청송군수의 집념이 많은 산악인의 염원을 풀어 주었음에 산악인의 한사람으로 무한한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유럽에서만 개최되던 월드컵대회를 아시아 최초로 경북 청송으로 유치하여 2011년부터 개최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대회’가 8년째 이어지고 UIAA(세계산악연맹)로부터 2020년까지 연속 개최승인을 받아 청송이 명실상부한 ‘아이스클라이밍 성지’로 부상되면서 전 세계 아이스클라이머와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는 이곳에 월드컵경기장과 아이스클라이밍센터, 클라이밍아카데미 등 주변 여건 조성에 그간 투자한 금액이 무려 200여억 원이 넘는다. 경북 청송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 하는 등 이 모든 것이 필사의 노력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청송군 한동수 군수를 비롯한 군 의회와 공직자 그리고 많은 협조를 해 준 청송 군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열린 ‘2018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의 성공적 끝맺음에 대회주관단체의 대표로서 다시 한 번 청송군과 군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클라이밍’과 ‘컬링’이 ‘청송사과와 의성마늘’을 자랑하며 또다시 동계스포츠의 꽃이 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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