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경북도·경북체육회가 쏘아 올린 ‘한국 컬링 평창의 기적’

"아무도 비전없다" 손사래 때 ‘선견지명 투자’ 안목
1996년 전략종목 선정·2007년 의성연구원 건립
김경두 연구원장 필두 끈끈한 가족애로 역사 창조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2월25일 21시15분  
김경두 의성컬링훈련원장.
지난 1995년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컬링을 도입했던 경상북도와 경북체육회의 선견지명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지역적 특성상 동계종목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북도와 경북체육회는 지난 1995년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동계종목으로 컬링을 채택한 뒤 전략종목으로 육성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 1994년 결성돼 1996년 대한체육회 경기가맹단체로 등록된 것을 생각하면 경북도와 경북체육회의 선견지명을 가늠할 수 있다.

컬링은 맷돌처럼 생긴 19.68㎏의 돌(스톤)을 빙판위에 미끄러뜨려 반경 1.83m의 하우스안에 얼마나 많이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승패를 결정하는 경기다.

동토의 땅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얼음으로 뒤덮인 호수나 강에서 돌을 미끄러뜨려 시합하던 것이 캐나다와 북미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동계스포츠 종목으로 형태를 갖췄다.

컬링이라는 이름은 돌덩이가 얼음 위를 굽어지며 나가는 모습에 의해 붙여졌다.

경기는 그동안 4명이 출전해 겨루는 남·녀 단체전 경기만 있었으나 평창대회에서 남녀 1명씩 출전하는 혼성(믹스 더블)경기가 추가됐다.

경북도와 경북체육회는 양궁·사격 등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이 세계적 강팀으로 군림하는 것을 감안, 체격적인 조건보다는 집중력이 필수적인 컬링을 전략종목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로 의성읍에 간이컬링장을 조성한 경북도는 2001년 국내 최초의 직장운동경기부를 창설했으며, 이를 모태로 2007년 경북체육회 남·녀팀을 창단한 데 이어 2016년 믹스 더블팀을 구성했다.

이번 평창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남·녀단체전 및 믹스 더블팀은 모두 경북체육회 소속 선수와 감독들이다.

경북도와 경북체육회 소속 컬링팀의 첫 국제대회 우승은 지난 2003년 일본 아이모리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서 남자단체전 우승이다.

이 대회 우승은 한국 컬링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이전 까지 대구실내빙상장에서 빙상선수들이 사용하지 않는 심야시간대에 훈련에 들어가 새벽까지 연습해야 하던 선수들은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이후 숙원을 풀었다.

경북도가 11억원, 의성군이 3억5500만원을 보조하고 경북컬링협회가 16억원을 투입키로 하는 한편 의성군이 부지를 제공, 2004년 착공해 2006년 5월 마침내 의성컬링훈련원이 세워졌다.

이전 까지 컨테이너 하우스에 마련된 2시트 짜리 훈련장이 4시트의 국제경기규격을 갖춘 컬링장이 마련된 것이다.

제대로 된 경기장을 갖추면서 경북도 직장경기부가 2007년 경북체육회 남녀팀으로 재구성됐고,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된 경북체육회 컬링팀은 2011년 터키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남자일반부 우승, 2014년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여자부 우승, 2016년 세계주니어B컬링선수권 3위, 2016 세계 믹스더블선수권대회 16강 진출의 쾌거를 거둔 데 이어 지난해 남·녀일반부 및 믹스 더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따낸 여자단체팀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마스터즈 투어 1위, 2016-2017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우승 등의 성과를 거두며 평창대회 메달가능성을 높였다.

그리고 2018년 2월 25일 ‘팀킴’이라는 애칭으로 이번 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킨 여자대표팀이 스웨덴과 팽팽한 접전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북체육회가 이처럼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는 발 빠른 투자에도 있었지만 의성이라는 소도시 특성상 맺어진 끈끈한 패밀리 정신이다.

여자대표팀 감독과 선수가 모두 김씨여서 ‘팀킴’으로 불려 졌지만 사실상 경북체육회 컬링팀은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경북컬링은 물론 한국컬링의 대부로 불리는 김경두(62) 의성컬링훈련원장 겸 경북컬링협회 부회장이 그 정점에 서 있다.

레슬링 선수출신이었던 그는 1994년 경북과학대 강사로 재임 당시 처음으로 컬링과 인연을 맺은 뒤 한국 컬링의 태두가 됐고, 그의 동생도 컬링심판이 되는 등 컬링 패밀리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그의 딸 김민정 역시 선수를 거쳐 경북체육회 여자감독 겸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평창대회 은메달을 이끌어 냈으며, 경북체육회 믹스더블 장반석 감독은 김민정감독의 부인이자 김경두 원장의 사위다.

또 김원장의 아들 김민찬은 경북체육회 남자팀 선수이자 평창대회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이들만 가족관계가 아니다.

여자대표팀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간이며,믹스 더블 이기정과 남자대표팀 이기복은 쌍둥이 형제다.

또 김은정과 김영미, 김선영과 김경애는 의성여고 동창생이며, 김초희만 의성여고와 쌍벽을 이루는 경기 송현여고 출신일 만큼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이처럼 김경두 원장을 중심으로 한국 컬링의 경사를 써온 경북체육회 컬링팀은 이제 평창 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경북일보 & kyongbuk.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욱 기자

    • 이종욱 기자
  •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