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석 새경북포럼 구미지역 위원 정치학박사.jpg
▲ 윤종석 구미지역위원회 위원·정치학 박사
프랑스 청년들의 신체를 단련하고 국민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민족주의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쿠베르탱남작’의 체육대회는 기원전 9세기 그리스 올림피아 제전에서 개최되었던 고대 올림픽의 부활이다.

‘세계 평화증진과 인류의 화합 도모’ 그리고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한 근대올림픽은 하계와 동계로 나누어 세계 평화와 인류애를 진작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성공적인 88올림픽에 이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민의 염원을 담아 3번의 도전 끝에 이루어낸 쾌거이자,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의 공존무대로 이미 우리 국민 모두에게 주어진 승리의 드라마이다.

올림픽의 부활은 하나 된 열정을 기치로, 근대에 들어서 도시국가를 중심으로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인의 축제이다. 70억 인구의 지구촌축제에서 어느 국가나 개인에 대해서도 인종이나 종교,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올림픽헌장’에서 보듯이 ‘인류는 하나’라는 원대한 희망을 안고, 평화·화합·공정한 경쟁을 바탕으로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를 향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축제를 여는 것이다.

폭력성이 내재된 인간은 그 본성을 중심으로 경쟁에 대한 강한 동기를 품고 있다. 인간사회에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적 충돌은 무력을 바탕으로 때로는 전쟁을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의 폭력적 충돌을 제어하는 다양한 방법 중 스포츠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질서의 수단이며, 올림픽은 인간의 폭력성을 스포츠로 승화시키는 하나의 도구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쟁의 주체는 국가 간이며, 이것은 국가와 국가에 의한 무력 대립으로 성립되는 폭력의장이다. 예컨대 동족상잔의 비극과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6·25전쟁의 참상은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으며 이산가족의 애환은 아랑곳없이 남북한의 대립으로 긴장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전쟁의 비극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시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이 한층 가중된 시기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회담의 물꼬를 터는 시너지가 되었다. 인류 평화를 지향하는 세계인의 축제에서 남북이 하나 되어 경기하며 응원을 하는 모습과 북한의 고위층 ‘김여정’과 ‘김영남’의 방남은 평화적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낳았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이 대북제재 속에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절박한 신호이며, 궁하면 통한다는 말과 같이 제재와 고립에 놓인 북한의 위기가 우리에겐 절대적 기회로 등장한 것이다. 평화적 통일을 위한 남북교류의 출발점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안보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강대국의 패권 다툼이 약소국의 전쟁을 부추기고 그 속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에서 북한 수뇌부의 방한은 상시적 대화의 가능성과 올림픽 이후 다양한 노력으로 정상회담도 가능할 수 있다는 객관적 기대를 낳게 한다.

응원과 함성은 경기를 통한 관중들의 욕구 분출이다. 그 욕구는 선수들을 통한 대리전이며 관중들의 대리만족이다. 공통된 협력과 단결력은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욕구이며 선수들의 승리는 관중들의 욕구 해소력을 가진다. 경쟁과 우호와 평화로운 공존의 시대를 여는 올림픽의 축제 속에서 우리가 갖는 진정한 승리와 욕구목표가 있다면 핵과 미사일,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며,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민족적 화합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올림픽 이전 살얼음판을 걷던 전쟁 고조의 위기에서 한반도기와 함께한 남북한 공동선수 출전과 공동의 응원 모습은 ‘평창동계올림픽’이 가져다준 올림픽 최고의 성적이며 평화의 공존을 실현하는 절반의 성공이다.

성공하는 비즈니스전략은 상대의 마음을 잘 읽는 것이다. 평화통일을 얻기 위한 우리의 성공전략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급하기보다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마음으로 상대의 문을 열어가는 준비가 필요하다. 돌이켜보면 이념과 분열의 상징인 탈냉전 시대 소련의 붕괴도 인류의 화합과 인류애의 증진을 목적에 둔 올림픽의 영향이 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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