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여성병원, 21년 동안 4만63회 분만…지역 최고 '화제'

정상윤 포항여성병원 병원장
대한민국의 한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1.17명까지 떨어지며 초저출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4만 회가 넘는 출산을 기록하며 포항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병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의 삼정의료재단 포항여성병원은 1997년 2월 개원 이후 26일 현재까지 4만 63회의 분만진료를 해오며 포항지역 최고의 분만 실적을 달성했다.

포항여성병원은 21년 동안 포항에서 태어난 22세 미만 주민의 약 33%는 이 병원 출신이라고 밝혔다.

“우리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시간이 흘러 예비 엄마가 돼 다시 찾아 왔을 때가 기억납니다”

정상윤 포항여성병원 병원장은 포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며 기억에 남는 산모를 떠올리며 말했다.

지난 8일에는 4만 번째 아기의 출산을 기념해 산모와 가족들을 위한 상급 병실 무료이용권과 아기용품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포항여성병원은 산모의 출산준비부터 산후조리까지 이어지는 진료체계를 가지고 있다.

산모와 아기 중심의 자연스러운 출산법인 GRACE Birth를 도입해 부부가 함께하는 출산을 비롯해 산후병동의 철저한 감염관리를 통해 아기의 건강과 산모의 산후회복을 돕는다.

병원장의 산후관리 특강과 영·유아 발달전문가의 ‘베이비 마사지’ 교육 등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정 원장은 21년째 끊임없이 사랑받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늘 행복하고 감사하지만, 상당한 부담감 또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출산에는 산모와 태아의 두 생명이 걸려있기 때문에 ‘아차’하는 순간 두 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가 있다”며 “지금도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조심스럽게 진료에 임한다”고 말했다.

또 “출산이 대부분 늦은 밤에 이루어진다”며 “밤새 이어진 분만진료를 끝낸 뒤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하루를 마무리한 경험도 많다”고 산부인과 전문의가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정신과 전문의가 되고 싶은 대학생이었던 정 원장은 산모의 출산을 직접 참관한 후 산부인과 전문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정 원장은 “환자들이 겪고 있는 힘든 마음과 상황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대학 시절 참여한 출산의 현장에서 느낀 감동이 제 꿈을 바꾸었고 그때의 감정이 지금까지도 남아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성공적인 출산과 더불어 투명한 의료절차를 통해 행복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 자신도 덩달아 뿌듯하다는 정 원장은 포항여성병원이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써 지역 주민의 ‘건강 지킴이’ 역할에 끊임없이 노력해 꾸준히 발전할 것을 다짐했다.

정 원장은 “지역 병원의 한계를 벗어나 지속 발전하는 진료환경·의료시설 확충과 서비스 향상을 지향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특화된 부인과 수술과 신설된 난임연구소를 통해 임신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