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주기를 맞는 삼일절인 어제는 유례없이 소란스러웠다. 북한의 ‘비핵화’ 의제를 놓고 죄우파간 대결이 심각한 가운데 삼일절을 맞아 탄핵 찬반 세력의 거대한 세 대결이 펼쳐졌다.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으로는 너무나 반듯하지 못해 안타깝다. 

이번 삼일절엔 한일간의 갈등도 노골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중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나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제99주년 삼일절을 맞은 1일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거론하며 일본을 향해 ‘진실한 반성과 화해’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한일관계 최대 쟁점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반발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2015년 한일 (정부 간)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했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일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 광장에는 1일 하루종일 좌파와 우파 시민단체들의 삼일절 시위를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발생한 삼일운동은 우리 민족이 처음으로 거족적으로 일으킨 독립운동이다. 우리 민족이 해마다 삼일절이면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올 삼일절에는 태극기가 달린 가정들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이다. 근본적으로는 갈수록 줄어든 국경일 의식 희박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친박 단체들이 태극기를 들고나와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면서 일부 국민 사이에서는 태극기 혐오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니 안타깝다.

국민이라면, 나라와 민족의 상징인 태극기의 이미지를 바르게 인식하고 그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성스러운 태극기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국경일 같이 태극기 게양을 의무적으로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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