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10회 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작 ‘장담그는날’ 한 장면.
한국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장익현 이사장)가 국내 최초이자 한국 창작뮤지컬의 산실로 자리 잡은 ‘DIMF 창작지원사업’ 열두 번째 무대의 주인공이 될 총 4개의 신작 뮤지컬을 선정했다.

한국 뮤지컬 산업의 발전과 함께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한국의 창작뮤지컬은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만나 더욱 빠르게 발전했으며 국내 최초로 이 사업을 시작한 DIMF의 ‘창작지원사업’은 지난 11년간 50편의 신작 뮤지컬을 탄생시킨 바 있다.

또한 DIMF의 해외교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마이 스케어리 걸’, ‘스페셜레터’ 는 뉴욕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을, 뮤지컬 ‘사랑꽃’은 중국 동관뮤지컬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DIMF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진출에도 앞장서 오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역사와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DIMF 창작지원사업’은 올여름 펼쳐질 열두 번째 축제를 뜨겁게 달굴 또 다른 신작 뮤지컬을 찾기 위해 지난 1월 8~24일까지 공모를 진행했고 지난해 대비 약 20% 정도 증가한 총 57편이 접수됐다.

올해 지원작들은 지난해에 비해 대중적인 장르가 주를 이루었으며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작품들이 많음과 동시에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문 심사위원단은 평가했다.

또한 대극장보다 중·소극장 규모의 작품이 많이 늘어났으며 볼거리 위주보다 작품성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재미가 돋보이는 작품이 많아 이 매력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모아진다고 덧붙였다.

총 57개의 상향 평준화된 작품 중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완성도 높은 음악, 그리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담은 총 4개의 작품이 전문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제12회 DIMF 무대에서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4개의 선정작을 살펴보면, 비행기 발명에 얽힌 또 다른 스토리라는 발상이 신선하고 흥미롭게 펼쳐지는 ‘레디 투 플라이’는 아버지와의 다툼으로 말을 잃은 18살의 소년 ‘론’과 불의의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40세 ‘캔’이 자신들의 아픔을 딛고 세대를 넘은 우정으로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또한 비행기제작 과정과 인물의 아픔과 성장이 원 세트(One set) 안에서 흑백의 일러스트와 영상을 통해 표현될 이 작품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된다.

1960년대 섬유산업의 발전으로 대구에 생겨난 미싱골목 (미싱:재봉틀의 일본말)을 배경으로 그 시대의 아련함과 아날로그식 감성을 일깨워줄 ‘미싱(Missing)’은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가 어우러진 대사의 묘미가 특히나 잘 살아있다는 평을 받았다. ‘미싱(Missing)’은 힘들었지만 찬란했던 그때 그 시절의 성장과 아픔, 그리고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재미와 감동 모두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의 ‘블루 레인’는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대표적인 고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전반적인 서사를 가져왔다.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살아온 ‘존 루키페르’가 처참히 살해당한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사건의 용의자로 그의 아들인 ‘피터’가 체포된다. ‘블루 레인’은 이 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찾는 과정을 탄탄한 스토리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악인을 죽이는 것은 과연 죄악인가 선행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얼마 전 방송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은 ‘행복이란 건(가제)’는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최연소 수석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쉐프가 살인미수라는 죄명으로 특수범들만 모아 놓은 왕국 교도소에 들어가며 생겨난 에피소드를 담았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죄수들의 과거와 상처 그리고 추억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는 이 작품은 ‘먹고 싶다’ 라는 순수한 욕망을 좇아가며 만나게 되는 인생과 자유에 대한 찬가이기도 하다.

‘제12회 DIMF 창작지원작’으로 최종 선정된 4개 작품은 DIMF로부터 창작지원금 외 공연장 대관료, 홍보 마케팅 지원과 함께 티켓 판매수입 전액을 단체로 귀속 받게 되며, 올여름 6월 22일~7월 9일까지 개최되는 제12회 DIMF 기간 중 초연 무대로 관객들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12회 DIMF 무대에 오르게 되는 총 4개의 신작뮤지컬들은 실연 심사를 통해 ‘제12회 DIMF 어워즈’에서 ‘창작뮤지컬상’의 주인공을 가리게 되며 수상작은 내년 제13회 DIMF의 공식초청작으로 초청받아 재공연의 기회를 갖는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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