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제안 수락하며 4월 제안…鄭 "남북정상회담 후에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동 제의를 수용하면서 당초 5월이 아니라 4월에 하자는 뜻을 먼저 밝히는 등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제안 의사를 전해 듣고 “좋다. 만나겠다”고 수락한 뒤 4월에 하자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 실장은 우선 남북정상회담을 한 뒤 북미가 만나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어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 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올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흔쾌히 수락한 데 이어 불과 한 달가량 남겨둔 4월을 직접 언급한 것은 북미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참모들에게 “거봐라. 얘기를 하는 게 잘하는 것이다”라고 한 데에서도 대화 의지가 묻어난다.

북미정상회담의 적극적인 ‘중재역’을 자임하는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제안에도 오히려 시기를 5월로 늦춘 것은 고도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북미대화 1라운드의 종착역이자 한반도 비핵화의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현시점에서 급선무이기는 하지만, 북미 정상 간 회동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시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 무드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등 분위기를 최대한 다잡은 후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더욱 많은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 정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또 북미정상회담에 앞서서 최대 이슈인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 방안을 두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설득을 곁들인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선(先) 남북·후(後) 북미’ 정상회담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실장은 이런 논리로 북미정상회담의 5월 개최 이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에 동의하면서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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