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무게 못이긴 묘목 부러지고 지주대 없고 외부와 개방된 영천 포도 비가림 시설 폭삭

해마다 되풀이 되는 폭설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지역 농가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수립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8일 경북지역에 내린 기습 폭설로 영천지역 포도 농가 비 가림 시설이 눈으로 폭삭 내려앉아 올해 농사를 망치는 등 경북지역 일선 시군 곳곳에 크고 작은 폭설 피해가 발생해 농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포도 주산지인 영천 지역은 포도 비 가림 시설이 눈에 파묻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어 올해 포도 생산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포도 비 가림 시설이 눈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무너지면서 나무와 묘목들도 부러지거나 상처를 입어 타격이 예상된다.

폭설 피해가 포도 비 가림 시설에 집중된 것은 일반 비닐하우스보다 폭설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는 지주대와 파이프가 설치돼 눈과 바람에 지탱할 수 있지만 비 가림 시설은 지주대가 없는 데다가 파이프도 약하고 외부와 개방돼 있어 자연재해에 무방비 상태여서 개선이 시급하다.

경북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비 가림과 비닐하우스 시설은 정부가 마련한 지침대로 간격과 파이프 규격, 높이와 폭, 서까래 개수 등에 따라야 설치할 수 있다. 또 지침도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하는 ‘연동’과 단독 시설인 ‘단동’에 따라 30여 개의 종류가 있다.

정부는 눈이 많이 오는 강원도 지역은 규격을 강화하고 남부지역은 상대적으로 규격을 완화하는 등 지역 특성에 따라 지침을 다르게 마련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 규격에 맞춰 시설을 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폭설 등 자연재해에는 피해갈 방법이 없다”며 “특히 이번 폭설은 무거워 창고도 쓰러뜨릴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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