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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강지이 등록일 2018년03월13일 17시28분  
서랍을 하나 장만했어요
바닥에 내려놓는
희고 네모난 것입니다


무엇을 넣어야 할까


넣으려 다짐한 것들은
들어가지 않아서


요즘엔 그래서


서랍에 저를 넣어두고 다니며
서랍만큼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모두들
사람 되었다며
칭찬해 줍니다


빛바랜 야광별 대신
파리 내장이 무수히 박혀있는 천장을
바라보며


파리가
아무리 성가시게 굴어도
나는 이제
아무렇지 않게

잡니다


(후략)




감상) 비닐하우스 위로 아침 햇살이 눈부십니다. 그 안에서 자라고 있을 푸른 것들 오늘은 배불리 아침밥을 먹겠습니다. 숟가락 하나 들고 속살거리는 그들의 밥상 언저리에 끼어 앉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나면 텅 빈 내 마음의 서랍들이 가득가득 푸르를 것만 같습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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