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13일 대통령 고향마을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

여느 시골 마을처럼 봄 농번기를 앞두고 한해 농사 준비가 한창일 때지만 마을은 한산하고 적막감 마져 감돕니다.

노인정에서 둘러 앉아 쪽파를 다듬던 할머니 들도 “대통령이 될 때는 다들 축하하고 좋았는데 이렇게 돼서 안 됐다”며 “대통령 같은 좋은 자리에 있으면 그 월급만 해도 충분히 살 터인데. 역대로 대통령들이 이런 일을 겪어 애석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덕실마을 주민
마음이 안 좋지요. 왜 그랬는지 싶기도 하고요.

또 과수원의 나무 가지치기를 위해 발길을 옮기던 한 마을 주민은 ”정치적 탄압“이라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덕실마을 주민
이것은 완전 정치보복이잖아요. 전임 대통령들 다 그랬었는데 그것 가지고...

고향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도 이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지난 2008년 48만 명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인기를 끌었지만 퇴임 후 발길이 뚝 끊기면서 2016년 16만 명, 지난해에는 11만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15일 지진 이후로는 더욱 줄었다고 마을 주민들이 귀뜸했습니다.

마을 경로당 벽에는 지난 2008년 2월 이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내외 4명이 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환호에 화답하며 손을 흔드는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꼭 10년 만에 뇌물 등의 혐의를 받으며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서는 것을 앞둔 현실에서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력의 무상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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