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없이 예비후보 확정···책임당원 집단 반발 우려

자유한국당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대구·경북(TK) 지역 광역단체장 공천을 각각 4명 모두 참여하는 경선(일명 ‘마카다 경선’)으로 확정하면서 예비후보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7개 광역단체장 중 부산, 인천, 울산, 충북, 제주 등 5곳의 후보를 확정하면서 TK 지역은 당초 예상대로 여론조사 경선을 확정했다.

하지만 경선 방식이 1차 컷 오프 없이 모든 후보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정된 데다 책임당원 투표 3000명(모바일), 일반 3000명(여론조사)으로 알려지면서 다수의 예비후보는 물론 책임당원들까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이대로 경선이 치러질 경우 운 좋은 사람이 공천을 받는 ‘복걸복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자신의 운 도 중요하지만 경북지사 경선은 현재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대구시장 경선은 현역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당은 당초 광역단체장 경선방식을 책임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5대5 비율로 반영하면서 책임당원은 100%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공언했다. 이에 각 예비후보들은 그동안 책임당원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많은 당원들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하기 위해 당원에 가입했다.

특히, 당 공천관리 지침에는 ‘현역은 당 지지율에 70% 이하면 컷오프를 검토한다’고 명시돼 있고 홍준표 대표도 수차례 공언해 왔는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기본방향 원칙에 어긋나는 경선 룰이 확정되면서 당원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TK 한 예비후보는 “이번 공천 룰은 모든 책임당원에게 투표 기회를 준다는 약속과 현역 컷오프 룰 등 당의 기본 방향 원칙에 어긋나는 어이없는 결정”이라며 “최고위원들이 경비를 아끼려는 것도 좋지만 공천관리 지침을 어기고 투표도 하지 않고 편리한대로 무책임하게 결정하는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이번 경선 룰 확정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책임당원(경북 5만여 명, 대구 3만 8000명) 중 3000명 만 투표한다는 것은 지역 당협위원장의 장악력을 약화 시킬 수 밖에 없으며 일반 여론조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세가 약한 후보나 중도에 사퇴하는 후보가 한 사람을 밀어주거나 후보 단일화가 되면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