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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따라 읽는 포항의 근·현대 이야기

안수경 포항지역위원회 위원·포항문화원 사무국장 등록일 2018년03월19일 18시17분  
▲ 안수경 포항지역위원회 위원·포항문화원 사무국장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식상한 진리 앞에서
바다 깊이 사무치게 시리도록 저며 오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기억의 한 자락…
추억이란 그런 게 아닐까?


포항문화원에서는 전국 230개의 문화원을 대상으로 한 원천콘텐츠 발굴 지원사업의 하나로 ‘그때 그 시절-추억 따라 읽는 포항의 근·현대 이야기’를 발간했다. 1950년대부터 2015년의 포항 모습을 담고 있는 책표지에는 40대 중반 이후 세대가 아주 어린 날에 보았음 직한 ‘1966년 제1회 포항개항제’의 미스포항 카퍼레이드 사진을 실었다.

역시 포항의 중심은 시청인 듯싶다. 근대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빨간 3층짜리 벽돌건물 시청 앞을 올림머리에 왕관을 쓰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지나간다. 이들을 보기 위해 모여든 당시 시민들의 모습은 눈을 떼려야 뗄 수 없게 한다. 짧은 ‘ㄷ’자 모양의 단발머리에 검정고무신을 신은 여자아이, 까막까막 꾀죄죄한 개구쟁이 사내아이, 손수레를 끄는 낡은 일상복 차림의 한복을 입은 아주머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힐끗힐끗 보는 아저씨까지 낯설지만 60년대의 최신식 모습이다. 작은 어촌도시를 국제항으로 승격시키는 큰 변화에 앞서 시민들에게 축제로 풀어낸 것이 설레듯 묘한 긴장감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은 특별한 주제를 향한 글들이 아니기에 포항 사람들의 진솔한 모습을 추억에 따라 남기고 싶은 내용을 이야기하듯 엮었다. 포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굵직굵직하게 떠오르는 걸출한 인물들, 기사로 보는 60년간의 급변한 경제사 그 속에 잃어버린 것과 얻어진 것들,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민초들의 신앙과 삶과 이를 통해 만들어진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까지 그냥저냥 풀어내었다.

노래 가사의 한 소절이 가슴에 다가온다.


대한의 새벽날이 밝아새는 이 고장
형산강 흐름 끝에 송도명사 고와서
동해의 고기떼가 모여드는 영일만

(후렴)

여기는 경북 관문 아늑한 복지
정답게 뭉치자 우리 시민들
대포항 건설의 노래 부르자


1971년 포항시민의 노래를 공모할 때 당선된 작품인 옛 ‘포항시민의 노래’이다. 초대 포항문화원장을 지내신 재생 이명석 선생님께서 지으시고 아드님이신 이진우 님께서 곡을 붙이셨다. 가사처럼 지금이 대포항 건설을 위해 노래 부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진이라는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의 무기력과 나약함 마저 느끼게 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인간은 자연 앞에 항상 겸손해야 할 존재일 뿐이다. 겸허히 재난은 받아들이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지혜를 모을 때인 것 같다.

영일만에는 많은 친구가 있다. 젊은 날 뛰는 가슴안고 수평선까지 달려나가는 저력을 가진 친구들…. 그 종착점은 ‘영일찬가’가 아닐까?

집필에 모든 힘을 실어 주신 포항문화연구소 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며 60년 전 ‘그때 그 시절-추억 따라 읽는 포항의 근·현대 이야기”를 읽으며 60년 후 만들어질 포항을 위해 시민들의 애독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그때 그 시절-추억 따라 읽는 포항의 근·현대 이야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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