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서의 기록 경신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우리나라 남자 100m 기록이다. 서말구는 울산고등학교 1학년 때 뒤늦게 육상에 입문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서말구는 동아대 1학년 때인 1975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혔다. 이후 1979년 멕시코 시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34의 100m 한국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지난 2010년 6월 김국영이 10초31로 당기기 전까지 무려 31년 동안 난공불락의 기록이었다.

김국영은 지난해 7월 27일 ‘2017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을 기록하며 자신의 기록을 잇따라 경신, 한국 기록도 앞당기고 있다. 김국영은 꿈의 기록인 9초대 진입도 바라보고 있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나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당장은 무리라도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선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고는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이미 육상 남자 100m에서 9초대에 들었다. 일본의 기류 요시히데는 지난해 9월 일본 후쿠이운동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일본 학교대항선수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8을 기록했다. 이토 고지가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세운 일본 기록(10초 F)을 경신한 것이다. 기류는 귀화 선수가 아닌 순수 동양인으로는 쑤빙텐(9초99·중국)에 이어 두 번째 9초대 선수다. 9초대 진입이 이처럼 어려운 것이다.

한국 여자 마라톤의 깨지지 않던 기록이 깨졌다. 김도연이 18일 열린 2018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25분41초에 뛰어 한국 기록을 세웠다. 21년 묵은 한국 여자 마라톤 기록을 갈아치웠다. 권은주가 1997년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한국 기록(2시간26분12초)을 31초 앞당긴 것이다. 

김도연은 한국 여자 육상에 새롭게 떠오른 ‘기록 제조기’다. 지난달 일본 국제하프마라톤에서 1시간11분00초로 2009년 임경희가 세운 한국 기록(1시간11분14초)을 14초 앞당겼다. 지난해 7월엔 일본 국제대회 5000m에서 15분34초17로 한국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김도연이 황영조, 이봉주의 명성을 이을지 기대가 크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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