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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석 구미지역위원회 위원·정치학 박사
지상파와 종편을 중심으로 새로운 뉴스가 홍수같이 쏟아지고 있다. 정보의 과잉시대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가 많은 요즘, 탐탁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안팎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급기야 강력한 차기 대권후보였던 광역단체장을 추락시켰는가 하면, 정직이 가훈이며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살았다는 전직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비리혐의로 검찰에 소환되어 구속을 피하기 어렵다고 한다. 잠시도 쉴 수 없을 만큼의 새로운 뉴스를 전달하고 있는 매스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다.

‘화무십일홍’ 달도 차면 기운다, 권력. 부귀영화 영원한 것이 없다는 고사성어의 인용은, 뉴스에 조명되는 대부분 사건이 권력의 부패와 비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일반적 시각에서 돈, 권력, 명예는 사회생활의 기득권을 누리기 위한 도구이며, 어느 정도 이것을 갖출 때 ‘성공한 삶’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성공을 누리기 위한 과정에서 탐욕은 비리를 만들고 부도덕함의 유혹은 사리사욕을 만들어 파렴치범으로 추락하기는 일순간이다. 과하면 모자라는 만 못하다는 말 과같이 권력형 비리 범죄는 인간의 도덕적 기본윤리의식이 결여된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지위를 가진 지도층은 솔선수범의 자세로 윤리적 의무를 다해야 하며 국민이 한시적으로 위임한 권력자는 봉사와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공짜점심은 없다는 ‘워런 버핏’.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로 우리에게 올바른 삶의 가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돈을 버는 과정을 즐기고, 의미 있게 잘 쓰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는 이들의 삶에서 진정한 도덕적 윤리의식을 볼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살아가면서 선택해야 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중요한 것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는 것이다. 일 년에 책 한 권 읽기는커녕, 신문 구독조차도 멀리하는 현실의 모든 군상이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알아야 함에도 사회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역량에 게을리 함으로 인해, 정작 내 가족과의 대화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내 자식, 내 가족의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자신의 고집스러운 주장과 어긋나면 스스로 담을 쌓아 단절하는 무책임한 기성세대의 행동이 기득권이며 기성세대의 절대적 옹고집이 물질 만능의 탐욕을 용납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었다.

조선 성리학의 사단칠정(四端七情) 중 사단은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선천적 도덕 능력을 말한다. 맹자의 성선설의 근거인 인·의·예·지의 실마리이기도 하며, 그중 ‘수오지심’은 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이 옳지 못함을 미워한다는 뜻이다. 즉 ‘수오지심’을 간직하고 따르면 인성을 가질 수 있지만 반대로 따르지 않으면 금수와 같은 존재가 된다고 했다. 부끄러움이 없는 사회는 정의롭지 않은 사회이며 부끄러운 일이 있는데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인간됨을 포기한 동물과 다름없다는 말이다. 그동안 특권의식이 난무하고 금권이 판치는 물질만능사회가 왜곡된 인간 가치관을 만들어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잃어버리게 하였다. 정보의 과잉시대 언젠가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던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미투’는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과 비리. 왜곡된 도덕성이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천명하는 신호이다.

끝까지 모르쇠로 대응하면서 모든 책임을 측근에게 전가하는 전직 대통령의 초라한 모습은 ‘화무십일홍’과 ‘인과응보’를 생각하게 한다.

‘탐욕의 끝’ 비리혐의를 감추기 위해 취임 전부터 허위진술을 연습했다는 뉴스는 경악 그 자체이며, 법적 대응에 전전긍긍하는 비겁한 모습에서 실망이 배가된다. 도대체 다스는 누구 겁니까? 스스로 범죄의 책임에서 반성하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일 수 있다는 생각이며, 이제 그만 모두 내려놓아 뉴스에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느 누구든 스스로의 잘못에 부끄러워할 줄 안다면, ‘탐욕의 끝’ 범죄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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